'반값 임플란트' 유디치과 명예 회복…법원 "합법적 의료기관" 판단

유디치과 전경.

'반값 임플란트'로 명성을 크게 얻다 1인 1개소 법의 시행에 따라 '불법 의료기관'으로 낙인찍혔던 유디치과가 최근 명예를 회복했다. 법원이 유디치과가 합법적인 의료기관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한 것.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부장판사 이원석)는 지난달 유디치과그룹 전 회장인 A씨가 지점 원장인 치과 의사들에게 제기한 영업권 양도대금 청구 소송에서 "유디치과 각 지점은 합법적인 의료기관이며, 따라서 이에 대한 운영 권한을 유상으로 양도하는 영업권양도계약은 유효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유디치과는 2000년대 초반 '합리적인 진료비'를 앞세우며 전국 100여 개 이상 지점을 내는 등 세를 불렸다. A씨가 개인사업체를 통해 각 지점에 자본과 설비를 지원하고, 브랜드와 컨설팅 수수료 등을 받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치과였다. 하지만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2012년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의사 간 동업이 금지돼 유디치과의 중앙통제식 프랜차이즈 경영 방식은 한순간에 불법이 됐다.

유디치과는 지난 2021년, 긴 법정 공방 끝에 기존의 경영 방식을 포기하고 각 지점에 대한 영업권을 개별 원장들에게 유상 양도하면서 '합법적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일부 지점 원장들이 "유디치과는 의료법을 위반한 불법 의료기관이므로 이에 대한 운영 권한을 유상으로 양도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여 영업권 양수 대금의 지급을 거절했다. 대부분 월 매출이 수억 원에 달하는 핵심 지점으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 상호를 바꾸거나 병원을 폐업 후 재개원하는 등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기존 유디치과 전체 지점에 대한 운영권을 가지고 있던 A씨는 이에 반발해 약속한 영업권 양수 대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개별 유디치과는 의료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없이 적법하게 운영된 정상적인 의료기관이므로, 각 지점을 유상으로 양도한 영업권양도계약 또한 유효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유디치과는 이번 판결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인다. 유디치과 관계자는 "10여 년에 걸친 법적, 정치적 압박으로 수년간 추가 지점 확장 없이 현상 유지만 해온 실정"이라며 "이 판결로 인해 유디치과 프랜차이즈 경영에 있어 모든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저가 임플란트 시술의 범람으로 인해 부작용이 속출하고 시술했던 치과가 사라지는 등 치과계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전이나 폐업 없이 20여년간 전국 곳곳에서 합리적인 최소한의 진료비로 묵묵히 진료 중인 유디치과가 다시 한번 국민 치과로 인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