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환영' 부산 마을건강센터, 지역건강 돌본다

김민지 기자 2023. 12. 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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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늙어서 이렇게 민폐만 끼치고"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는 어머니 건강 확인하려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언제든 들르세요."

마을건강센터를 찾은 용호동 주민 최달연(86)씨는 자신의 혈압을 재는 안미향 간호사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센터를 찾은 또 다른 주민은 센터 내 비치된 혈압계에 앉아 자연스레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간호사와의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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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대신 가까운 마을건강센터 75개소
센터 한켠에선 한글 배우고 라인댄스 수업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4일 오전 부산 남구 용호3동 마을건강센터에서 마을 간호사 안미향씨는 주민 건강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3.12.14.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아휴 늙어서 이렇게 민폐만 끼치고…"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는 어머니 건강 확인하려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언제든 들르세요."

마을건강센터를 찾은 용호동 주민 최달연(86)씨는 자신의 혈압을 재는 안미향 간호사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이에 안 간호사는 도리어 더 자주 오시라며 따뜻함을 전했다.

다닥다닥 가정집이 붙어 있는 골목 중턱에 자리한 부산 남구 용호3동 마을건강센터.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이 센터에서는 센터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건강상담과 한글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을건강센터는 부산 내에서 발생하는 건강 격차를 극복하고, 보건소가 멀어서 겪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만든 곳이다. 2007년 보건복지부의 시범 사업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부산 전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이곳에는 마을 간호사와 마을건강활동가, 보건소 담당자들이 근무하고 있어 방문하면 언제든 전문적인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센터를 방문한다는 주민 최씨는 최근 들어 유독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일이 잦고,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 센터를 들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잠은 잤는지 이제 너무 늙어가지고 그것도 기억이 안 나. 그래도 어제 처음 여기 와서 혈압이랑 혈당도 재보고 근데 또 간호사님이 그거는 괜찮다 하니까 조금 마음이 놓이더라고…"라며 미소를 지었다.

센터를 찾은 또 다른 주민은 센터 내 비치된 혈압계에 앉아 자연스레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간호사와의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4일 오전 부산 남구 용호3동 마을건강센터에서 한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글 필기에 열중인 한 주민의 모습. 2023.12.14. mingya@newsis.com


센터 한쪽에 마련된 교육실에서는 한글 수업 중 퍼지는 웃음으로 가득했다. 10여명의 주민들은 한글 단어가 적힌 책을 한 자 한 자 따라 적어가며 수업에 열중했고, 그러면서도 재미난 이야기로 주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강사와 수시로 눈을 맞췄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연제구 거제4동 마을건강센터에서는 라인댄스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업을 듣는 주민들은 중앙에 서 있는 댄스 강사의 동작을 유심히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이 센터는 총 4층 규모로 이뤄져 기본적인 건강 상담과 함께 운동처방사, 영양사와의 개인 맞춤형 상담, 라인댄스·컵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 센터의 마을간호사 정귀선(63)씨는 38년의 대학병원 근무를 마치고 센터에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하고 나서 그냥 쉬는 것보다 주민분들과 만나면서 도움도 드리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 센터 간호사에 지원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거제4동 마을건강센터에서 라인댄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12.14. mingya@newsis.com


마을건강센터는 부산 전역에 총 75곳이 있다. 센터는 건강상담과 함께 건강꾸러미 배부, 릴레이 안부 전화, 주민건강공동체 조직 등을 통해 지역 내 건강 돌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를 통해 조성된 건강소모임은 이달 기준 364개로, 총 10만7500여명의 시민이 이를 통해 건강 관리를 받고 있다.

센터는 향후 주민 대상 건강 프로그램 개발, 권역별 교육, 워크숍 운영 등을 통해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관계자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도 시행할 예정이다.

거제4동 마을건강센터 관계자는 "지역 주변을 직접 돌아다니며 센터와 센터 프로그램들을 홍보하고, 내년에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홍보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부산시 건강도시사업지원단 관계자는 "센터별 방문객 수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통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많은 주민들이 센터를 이용하며 건강을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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