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대참사' 기억나지? 라이벌 감독 '우리가 경질시킨다!'...단두대 매치 앞두고 풀로테이션 가동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리버풀 FC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경질시키려고 작정했다.
리버풀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벨기에 브뤼셀 생질 스타드 조셉 마리엔에서 열린 2023-2024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루아얄 위니옹 생질루아즈와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리버풀이 주전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버풀은 알리송이 아닌 퀴빈 켈러허가 골문을 지켰고, 코너 브래들리와 루크 챔버스, 콴사, 엘리엇, 엔도, 커티스 존스, 코디 각포, 고든, 도크 등 젊은 유망주들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
이미 리버풀은 조 1위를 확정한 상황이라 경기 승패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리버풀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에서 4승 2패 승점 12점으로 16강 직행 티켓을 따냈다. 유로파리그는 조 2위를 차지할 경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위 팀들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리버풀은 오는 18일 맨유와 '노스웨스트 더비'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풀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1승 4무 1패 승점 37점으로 아스널 FC를 2위로 끌어내리고 리그 테이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리버풀은 맨유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맨유가 이 경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올 시즌 맨유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9승 7패 승점 27점으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AFC 본머스와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하며 굴욕을 맛봤고,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패하며 1승 1무 4패로 조 최하위를 기록해 예선 탈락했다.
현지에서는 이 경기가 텐 하흐 감독의 경질과 유임이 결정되는 '단두매 매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버풀과 경기에서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둬 승점을 얻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여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패배할 경우 텐 하흐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계속해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는 맨유 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 축구 팀들의 무덤이다. 압도적인 홈 관중이 리버풀을 응원한다. 리버풀의 안필드를 경험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원정팀에 불리한 점이 많다.
맨유도 안필드에서 대참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시즌 맨유는 26라운드에서 안필드 원정 경기를 떠났다. 결과가 참담했다. 맨유는 무려 7골을 내주며 0-7로 대패했다. 각포와 다르윈 누네스, 모하메드 살라가 모두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리버풀이 8개의 유효슈팅을 때렸는데, 7개가 골로 연결됐다.
라이벌 팀에 패배한 것도 모자라 7골을 실점하자 팬들은 텐 하흐 감독의 빅클럽과 원정 경기 성적을 꼬집으며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때 이미 맨유는 카라바오컵 우승 트로피를 따내고, 리그에서 3위를 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필드 대참사' 하나 때문에 텐 하흐 감독은 온갖 비판을 들었고, 경질설까지 나오게 됐다.
양 팀의 상황은 좋지 않다. 리버풀은 부상으로 6명이 노스웨스트 더비에 출전하지 못한다. 조엘 마팁, 맥 알리스터, 앤디 로버트슨, 티아고 알칸타라, 스테판 바제틱, 디오고 조타가 결장이 확정됐다. 다행히 모하메드 살라, 버질 판 다이크 등 핵심 선수들은 출전이 가능하다.
맨유는 선수단 상황이 말이 안된다. 팀의 핵심으로 꼽히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이 확정됐고, 루크 쇼와 해리 매과이어가 직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앙토니 마샬, 마커스 래시포드도 최근 결장했고,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메이슨 마운트, 카세미루 등 원래부터 부상자 명단에 있었던 선수도 많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 불과 지난 3월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9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의 사령탑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다시 안필드로 떠난다. 0-7의 악몽을 빨리 기억에서 지우는 것이 경기의 가장 큰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파리그에서 풀로테이션으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리버풀이 맨유의 사령탑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경질시킬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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