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투자 받은 스타트업 2곳중 1곳은 '강남 스타트업' [긱스]
지난 6년간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2곳 중 1곳은 서울 강남·서초구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강남·서초구에 쏠렸다. 개발자 등 IT인력이 서울에 몰려있고, 벤처캐피털(VC) 등 투자 기관 역시 서울 강남 지역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받은 스타트업 10곳 중 8곳은 '수도권'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금융기관 등 외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3496개의 주소지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비공개 투자건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67.4%(2359곳)는 서울에 몰려있었다. 벤처투자를 받은 곳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2877곳으로 전체 82.29%를 차지했다. 외부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 10곳 중 8곳은 수도권에 있는 셈이다.
부산·울산·경상 지역에 5.11%(179곳), 대전·충청 지역에 4.34%(152곳) 기업이 있었다. 전국 광역지자체를 투자 유치 기업 수를 기준으로 줄세웠을 때 서울, 경기, 대전(113개), 부산(90개), 인천 순이었다.
해외에 본사를 뒀거나 해외에서 창업을 한 스타트업은 116곳으로 3.31%를 차지했다. 이중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에 위치한 스타트업이 84개로 해외 소재 스타트업 중 72%였다.
서울은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60개 중 47개는 서울에 몰려있었다. 78.3%가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3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168개 중 116개(69%),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459개 중 328개(71.5%)가 서울에 있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집중도가 높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측은 "벤처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VC들이 많고 인프라가 쏠린 수도권, 특히 강남구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지역에서도 특화 산업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고, 서울 자치구를 보더라도 지원기관들이 있는 지역구에 스타트업들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도 강남·서초에 몰렸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외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53.6%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지난 6년 간 투자받은 전체 스타트업 중 935곳(39.6%), 서초구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331곳(14%)이었다.
3위는 마포구(9.24%·218곳), 4위는 성동구(7.59%·179곳)였다. 마포구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서울창업허브 공덕'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입주공간 '프론트원' 등 스타트업 입주공간들이 위치해 있다. 해당 기관들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마포구에 둥지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성동구는 임팩트기업 입주공간 '헤이그라운드'를 비롯해 '소풍벤처스'와 '퓨처플레이' 등 액셀러레이터들이 위치해있다.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서울 스타트업 중 강남구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30곳(63.8%), 서초구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5곳(10.6%)이었다. 대형 투자 스타트업들 역시 서울 강남, 서초 지역에 몰려있는 셈이다. 가산디지털단지가 있는 구로구에 3곳(6.4%),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에 3곳(6.4%), 송파구 2곳(4.3%) 이었다.
3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116곳 중 67곳(57.8%)이 강남구, 17곳(14.7%)은 서초구에 있었다. 이어 영등포구 7곳(6%), 용산구와 성동구에 각각 5곳(4.3%)이 있었다.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328개 중 157곳(47.9%)이 강남구, 53곳(16,2%)이 서초구에 위치했다. 이어 성동구 23곳(7%), 영등포구와 마포구에 각각 12곳(3.7%)이 위치했다.
대전은 제조, 강원은 헬스케어, 제주는 레저 '강세'
산업별로 분석해보면 강남구·서초구에 모든 업종이 고르게 분포돼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IT플랫폼 기업이 많은 콘텐츠·소셜(강남구 128곳·서초구 38곳), 헬스케어(강남구 89곳·서초구 52곳), 유통·물류(강남구 86곳·서초구 26곳)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마포구는 콘텐츠&소셜 스타트업이 전체 기업 중 39곳(17.8%)으로 가장 많았다. 성동구는 패션·뷰티 스타트업이 전체 기업 중 17곳(9.5%)이었다. 중구에 많이 위치한 스타트업 업종은 여행·레저(13.08%), 송파구는 헬스케어 스타트업(17.9%)이 많았다. 금융산업이 특화된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는 금융·보험 스타트업이 전체 기업 중 34.3%를 차지했다.
대전의 경우 대덕연구개발특구, 카이스트, 충남대가 있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스타트업이 가장 많았다. 하드웨어와 로봇 기업들이 대표적인 제조업은 15.04%(17곳), B2B(기업 간 거래) 산업이 속해있는 교차산업 스타트업은 11.50%(13곳)였다. 친환경 및 에너지 스타트업도 8.85%(10개)로 많은 편이었다.
강원은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를 운영하는 영향으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가장 많았다. 강원에 위치한 스타트업 34개 중 32.35%(11개) 기업이 헬스케어 기업이었다. 광주 지역은 전체 기업 중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20%(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콘텐츠·소셜 스타트업이 15%(3개)로 뒤를 이었다.
부산 지역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14.44%(13개), 유통·물류 스타트업과 제조 스타트업이 13.33%(12개)로 비중이 컸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수출과 물류가 편리한 덕에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많이 위치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과 경북 지역이 합친 경상 지역은 식음료·푸드테크 스타트업이 22.54%(16개)로 가장 많았다.
참, 한가지 더
심해지는 수도권 쏠림현상…'지방 스페이스K'가 풀 수 있을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기술 스타트업 중 비수도권에서 창업한 비율은 2017년 41.4%에서 지난해 37.4%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벤처투자 비중은 17.7%에서 19.4%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다.
정부는 이같은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창업 생태계 구성원들을 물리적으로 집적시키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은 '지방 스페이스K'다. 업무공간에 더해 창업자들을 위한 주거 공간, 문화공간까지 결합한 게 특징이다. 6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보유한 프랑스 파리의 스타트업 허브 '스테이션 F'를 벤치마킹했다.
지방 스페이스K 주변으로는 'K-창업캠퍼스'도 구축한다. 지역 내 산발적으로 위치한 VC와 창업보육센터, 메이커스페이스, 액셀러레이터 등이 입주하는 공간이다. 혁신기관 및 유관기관이 함께 모여야 클러스터가 완성되고 시너지도 극대화시키겠다는 목표다. 클러스터 조성 이후에는 딥테크 분야의 스타트업들을 집중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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