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케어마인드 “퇴원 이후 관리 돕는 ‘디지털 회복실’로 의료 공백 채운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보통 병원에서 수술받는 경우 대부분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퇴원해야 한다. 물론 이후 병원을 통원하며 후속 치료를 진행하지만 그 이외의 관리는 환자가 스스로 해야 한다.
문제는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회복 단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불안감은 커지고, 원활한 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고립감과 우울감까지 느낀다. 이런 스트레스는 자존감 하락,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케어마인드는 환자가 병원 밖 일상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얻도록 돕는 디지털 회복실을 제공한다. 디지털 회복실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 상태를 수치화 및 시각화하고 이를 통해 환자 맞춤 정보와 의료진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한 마디로 환자를 안심시키고 올바른 관리를 도와 부작용을 예방하는 서비스다.
케어마인드를 이끌고 있는 신윤제 대표를 만나 케어마인드와 디지털 회복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암 투병 경험으로 창업 도전
IT동아: 안녕하세요, 신윤제 대표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윤제 대표: 안녕하세요, 케어마인드 신윤제입니다. 저는 21살에 암 4기 진단을 받고, 암 제거 수술과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았어요. 수술은 병원에서 하지만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는 병원에서 하루를 넘기지 않고 집에서 통원하며 받습니다. 환자가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구토, 어지러움 등 부작용이 심한데 집에 혼자 있다 보니 적지 않은 고립감과 우울감을 경험했어요.
저는 이런 의료 공백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비록 병원 관련 지식이나 학위, 네트워크는 없지만 환자였던 경험을 살려 사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관해 판정을 받고 건강을 조금씩 회복한 후 2017년 6월 케어마인드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케어마인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윤제 대표: 케어마인드는 수술 후 집에서 생활할 때 환자가 스스로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회복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려 했으나 의료법 등 진입 장벽이 높고 의료진 출신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피부과, 외과 영역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저희는 수술 이후 환자가 가장 고민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제가 직접 경험한 것도 있지만 커뮤니티, 환우회를 통해 다양한 환자들의 반응을 체크했어요.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을 마치고 집에 오면 통증, 불편함을 느끼는데, 이런 증상이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도 함께 생깁니다. 이런 부분은 병원에서도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아요.
저희 디지털 회복실은 환부를 촬영하고 자각 증상, 감각 이상, 가려움 등의 증상을 체크하면, AI가 분석해서 현재 느끼는 증상의 이상 여부, 회복률, 일상생활 가능 시기 등을 알려줍니다. 또한 전문의 피드백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환자의 환부 이미지, 증상 리스트를 의료진에게 보낼 수 있어요. 의료진이 확인하고 추가 교육이나 피드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통해 환자는 불안감을 덜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예후 관리도 제대로 할 수 있고요. 의료진 입장에서는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합병증, 부작용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적시적기에 내원을 지시할 수도 있죠. 덕분에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성형외과, 피부과 병의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등 6개 대학병원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부산광역시와의 협업도 추진 중입니다. 보건소에 방문한 암 환자가 저희 디지털 회복실을 이용하면 보건소 소속 의사와 비대면으로 상담하면서 일상 관리를 받을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연결해 빠른 치료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성형·아토피·유방암 재건 위한 서비스
IT동아: 현재 세 가지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각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윤제 대표: 현재 에포터, 아토닥, 핑크닥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각각 미용 성형 수술, 아토피 등 피부 질환, 유방암 재건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회복실입니다.
에포터는 미용 성형 수술 환자 관리 서비스로 지난 2019년 2월에 출시했어요. 미용 성형 환자의 경우 부기나 멍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외과 수술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회복 기간이 필요한데, 그 기간이 3~6개월로 긴 편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커집니다.
저희는 이미지 인식 기술로 환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한 후 회복률과 일정 기간 후의 모습을 예측해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환자가 불안감을 덜 수 있어요. 덕분에 병원에서도 반응이 좋습니다. 수술 전부터 수술 후 현재까지 변하는 모습을 수치나 시각화 자료로 보여주니까 환자의 질문 시간이나 불평 빈도가 줄어든다는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아토피 환자를 위한 디지털 회복실 아토닥은 지난해 10월 출시했습니다. 아토피의 경우 사실 중증 만성 질환입니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환자들은 여러 병원에 다니고 다양한 약을 먹거나 바릅니다. 자신에게 맞는 처치법을 찾기 위해서에요.
저희는 환자가 환부를 촬영하고 가려움, 약 복용 여부, 복용 방법 등을 체크하면, 병변의 변화를 감지해 해당 처치법이 개인에게 효과적인지를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맞는 처치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덕에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의료진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아토피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환자의 진료 히스토리입니다. 이전에 받았던 진료, 처방, 병원 등의 히스토리를 알면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고 보다 적합한 치료를 제시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히스토리를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저희 서비스의 경우 병원, 진료, 처방 히스토리는 물론 병변이나 증상도 확인할 수 있어요. 좀 더 개인화되고 정밀한 치료가 가능한 것이죠. 덕분에 사전 문진 개념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핑크닥은 유방암 재건 수술 환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피부 괴사, 합병증 등의 부작용 발생 여부입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상징후나 통증을 느껴도 병원에 가야 하는지, 그냥 참으면 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방에 살고 있는 환자가 서울 소재 병원에서 수술받은 경우 몸에 이상을 느껴도 수술받은 병원에 바로 갈 수가 없어요. 지체하는 동안 상태는 점점 악화되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올리면 전문의가 피드백을 주거든요. 환자 입장에서는 증상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부작용 악화를 예방할 수 있어요. 의료진도 좀 더 효과적인 진료를 할 수 있고요.
핑크닥은 현재 베타테스트 중입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의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입니다. 임상테스트를 거친 후 오는 2024년 3월 전체 대학병원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저희 수익 실현을 위해 환자 모객 및 관리를 위한 고객관계관리(CRM) 툴 제공, AI 의료기기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등 임상을 위한 데이터 제공, 의료기기나 의약품 대상 체험단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케어마인드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KBIC) 창업도약패키지에 선정되었습니다.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윤제 대표: 스타트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과 기업 홍보입니다. 저희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창업도약패키지를 통해 사업 전개에 필요한 사업비 지원을 받았어요. 또한 저희 회사를 알릴 수 있도록 영상과 언론 홍보 기회도 제공받았습니다.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IT동아: 마지막으로 케어마인드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윤제 대표: 저희는 현재 미용 성형, 아토피 피부 질환, 유방암 재건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 이미지 인식이나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탈모나 외과, 피부 전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다소 먼 이야기이긴 하지만 암 등 중증 만성 질환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외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내년에 바이오 의약품 기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요. 제주특별자치도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의 중국, 몽골, 중동 환자를 대상으로 저희 디지털 회복실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환자들이 퇴원 이후 의료 공백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줄이고 기대되는 일상을 누리게 하자는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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