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데뷔 20년, 잘 살아남아 기특하고 대견해” (스위트홈2) [EN:인터뷰③]

이민지 2023. 12. 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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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이하 '스위트홈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차현수(송강 분)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다.

이진욱은 시즌1과 다른 얼굴의 편상욱으로 열연했다. 시즌1에서 악을 악으로 벌하는 전직 살인청부업자로 그린홈 주민들의 편에서 괴물과 싸웠던 편상욱은 시즌2에서 정의명에게 몸을 빼앗긴 특수감염인으로 등장했다. 또다른 특수감염인 차현수(송강 분)에게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갈등을 일으킨다.

- 올해 '이두나', '스위트홈2'에 출연했다. 넷플릭스 아들을 노리나 ▲ 아들을 하기엔 나이가 좀 있다. 넷플릭스의 삼촌? (웃음) 어느 채널이든 연차가 꽤 됐는데 고맙다. 활동할 수 있다는게. 편안해진다. 어릴 때는 불만이 많았다. 불만 없는 현장은 이 세상에 없다. 근데 쓸데없이 감정의 동요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나이 들어서는 후배들을 도닥여줄 수 있고 '괜찮아. 별거 아니야' 한다. 넷플릭스의 아들이 됐건 뭐가 됐던 많이 불러주시면 어떤 역할이든 열심히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 나이 든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건가 ▲ 좋고 나쁘고를 따질 건 아니다. 나이 든다는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현재 자기 상황에서 긍정적인 걸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 못하면 불행해질 것 같다. 어느 포인트에는 '나이 드는거 좀 그렇다. 어릴 때가 좋았는데' 생각하다가도 어릴 때 생각하지 못했던게 정말 많다. 난 특히 건조한 타입의 인간이었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배우로서 굉장히 좋았다. 어린게 분명 에너지 넘치고 좋지만 다른 부분에서 얻는게 있으니까 그걸 바탕으로 이런 역할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게 새롭다. 찾기 나름인 것 같다.

- 데뷔 20년이 됐는데 소회를 밝힌다면 ▲ 20년이라는 시간이 소회를 말할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잘 살아남았다 싶다. 기특하다. 대견하다. 짧지 않은 긴 시간이니까. 시즌1 인터뷰 때 어떤 기자님이 한 질문에 눈물 나는 걸 참았다. 여러가지 고민하게 되는 나이기도 했는데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는 말을 해주셨다. 울컥하더라. 괜찮게 살았나보다. 그거면 되는 것 같다. 모든 작품에서 그런 평가를 받을 순 없겠지만 어느 한 신에서라도 그런 느낌을 줬다면 앞으로도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 '스위트홈' 시즌1 때 신인이었던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는데 재회했을 땐 어땠나 ▲ 후배들이 성장하는 걸 보고 흐뭇해지는 나이가 됐다. 이번 작품이 가장 많이 느낀 작품이다. 신인들과 이렇게 크게 활동해본 적이 없어서. 근데 정말 모두가 잘됐다. 너무 신기하다. 나도 막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라 마음으로 응원하고 흐뭇해하고 있었다. 애들이 성장한게 보인다. 예쩐에는 병아리 같고 현장에서 아무것도 몰랐는데 지금은 연기할 때 자기 것들이 생긴거 보면 신기하다. (송)강이랑 가장 많이 붙었으니까 '인생이 정말 하루 아침에 달라진다. 잘 준비하라' 했었다. 종종 연락하는데 '진짜 그렇게 됐나' 하더라. 그런 입장이 되는건 좋다.

- 다시 돌아가도 배우를 할 것 같은가 ▲ 사실 연기는 너무 좋은데 유명인으로 사는건 제 타입은 아닌 것 같다. 다시 가면 연기를 할 것 같다. 확실히 연기자는, 뭔가를 표현해야 하는 직업은 고난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영혼에 기름이 끼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버티는 것도 중요하다. 잘 나서 버티고 살아남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잘 버티면 고통도 다 지나간다.

- 어떤 선배가 되야겠다는 생각이 있나 ▲ 대중들의 평가와 시선은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후배들의 시선에서는 좋은 모습이고 싶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업계 선배 입장에서도 그렇고. 후배들이 다치지 않고 잘 배우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 '스위트홈'이라는 긴 시리즈 촬영을 끝냈는데 어떤 의미로 남은 작품이냐 ▲ 원래 김성철 배우 역할을 하고 싶어서 감독님께 이야기 했었다. 기획이 재밌고 내용도 재밌어서 어떻게든 합류하고 싶었다. 근데 감독님께 스케줄만 괜찮으면 이 역할이 어떻겠냐고 하더라. 원작 보면 마동석 배우 같은 캐릭터였는데 그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 없다고 하더라. 날 선택해주신게 고마웠다. 이진욱이라는 배우에서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감독님이 상처도 있고 기괴하고 마주치면 피하고 싶은 느낌을 주시자고 했다. 그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애착이 갔고 시즌2에서는 다른 역할을 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해준 작품이라 여러모로 애착이 간다.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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