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이름까지 ‘미스터리’가 되는 남자···오타니가 직접 밝힌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

김은진 기자 2023. 12. 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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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15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AP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지난 10년 동안 사실상 내셔널리그 최강 팀이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놓치지 않은 끝에 2020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2021년에는 지구 1위를 놓쳤지만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라간 다저스는 2022년과 올해 다시 2년 연속 지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109승으로 역대 구단 최다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11년 간 딱 한 번을 제외하고 10시즌 동안 지구 1위를 지켰지만 그 사이 대망의 월드시리즈는 세 번 올라가 딱 한 번 우승한 다저스는 너무도 원했던 선수, 오타니 쇼헤이(29)에게 “10년 간 우리는 실패했다”고 했다. 이 한 마디가 수많은 구단의 제의를 받은 오타니의 마음을 붙잡았다.

오타니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드디어 입단식을 갖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등번호 ‘17’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처음 입고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오타니는 “구단주가 면담에서 ‘우리의 지난 10년은 실패’라고 말했다. 10년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갔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했는데도 실패로 여기는 것을 보고 승리만 생각하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느꼈고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마크 월터 구단주(왼쪽), 앤드루 프리드먼 운영부문 사장(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AP연합뉴스



어릴 때부터 인생 계획표를 만들어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있는 오타니의 꿈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오타니는 그 꿈을 이룰 무대를 만들어줄 팀을 찾고 있었고, 만족하지 못하는 다저스의 야망과 비전이 오타니의 마음을 붙든 것이다.

오타니가 ‘조건부 옵트아웃’을 넣은 이유와도 연결된다. 오타니는 마크 월터 구단주와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퇴진할 경우 계약을 중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어 화제가 됐다. 다저스 구단 운영의 핵심인 두 인물이 함께 해야 자신이 선택한 다저스의 방향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오타니는 “우리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내용이 무너지면 우리의 계약도 무너지게 되는 것”이라고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애완견 ‘데코이’ . MLB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오타니는 전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인 10년 7억 달러에 계약했으나 그 중 97%인 6억 80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이후인 2034년부터 10년 동안 나눠 수령하기로 했다. 구단이 우승을 위해 앞으로도 투자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연봉 수령을 자진해서 늦췄으나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타니는 “대형 계약에 언제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다. 내가 지금은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 시대 유일무이한 투타겸업 메이저리거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가 됐고 그 계약 과정과 내용마저 남다른 대스타 오타니의 입단식에는 무려 300여명의 취재진이 줄지어 입장했다. 그의 다저스 유니폼은 출시 48시간 만에 역대 판매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달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당시 함께 등장해 화제가 된 애완견의 이름까지도 이제 궁금증의 대상이다. 오타니는 “이름은 데코핀이다. 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 해 데코이라 소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최근 생겼던 메이저리그 최대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대서특필 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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