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만에… EU, 우크라 가입협상 개시 ‘깜짝 합의’

이현욱 기자 2023. 12.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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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가입신청 1년 10개월 만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4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도중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EU 이사회(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나흘 만인 지난해 2월 28일 가입신청서를 냈으며 6월에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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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부권 행사 헝가리‘막판 기권’
젤렌스키 “전체유럽 위한 승리”
실제 가입까진 수년 소요될듯
궁지속 우크라 반전기회 주목
푸틴 “군사작전 멈추지 않을것”
독일 간 젤렌스키 1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앞줄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 비스바덴에 위치한 미국 유럽·아프리카군 사령부를 방문해 한 미군이 내민 깃발에 사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가입신청 1년 10개월 만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 등의 지원이 줄어들며 궁지에 몰리던 우크라이나에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법치 등 30여 개 부문에서 EU 법에 맞는 개혁 조치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실제 가입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4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도중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EU 이사회(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EU 본부 내 마련된 프레스룸을 찾아 “역사적인 순간이자 EU의 신뢰성과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협상 개시를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나흘 만인 지난해 2월 28일 가입신청서를 냈으며 6월에는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았다. 이날 가입협상 개시 결정이 내려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X 계정에 “우크라이나의 승리이자, 유럽 전체를 위한 승리”라고 환영했다.

EU 외교가에서는 ‘서프라이즈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EU 가입협상 개시 문제는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표가 필요한 사안인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가 이날 표결 당시 돌연 자리를 뜨면서, 헝가리를 제외한 나머지 26개국 정상들만 회의장에 남아 ‘자동 만장일치’가 성사됐다. 오르반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헝가리는 이 잘못된 결정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며 기권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EU 정식 회원국이 되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EU 가입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날 협상 개시 결정은 가장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의 경우 최종 승인까지 10년이 걸렸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진 첫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비군사화, 중립적 지위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에 평화는 없다”며 전쟁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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