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세계 최초 로봇수술 4만건 달성

연세의료원 전경.

세브란스병원이 15일 단일기관으로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05년 국내 최초로 담낭 절제술과 전립선절제술에 로봇수술을 적용한 이후 18년 만에 성과다. 다빈치 SP 등 로봇 수술기기를 만드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에 따르면 12월 현재 국내 로봇수술 누적 시행 건수는 31만 3000건으로, 세브란스병원은 10건 중 1건 이상을 시행한 셈이다.

세브란스병원이 사용 중인 수술용 로봇은 10대(다빈치 9대, 레보아이 1대)로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다. 비뇨의학과, 갑상선내분비외과, 위장관외과, 이비인후과, 대장항문외과, 산부인과, 간담췌외과, 흉부외과(폐), 유방외과 등 17개 임상과 100여명의 의사가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풍부한 임상 경험만큼 진료과별로 '최초' '최다' 타이틀을 여럿 보유했다. 구멍 하나만으로 수술하는 최신 단일공 로봇수술이 다빈치 SP 시행 건수는 5000건으로 이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비뇨의학과는 국내 최초 전립선·신장암 수술, 세계 최초 소아 신우성형술, 아시아 최초 단일 임상과 로봇 수술 1만건를 기록했다.

산부인과는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다빈치 SP 로봇수술을, 유방외과는 지난 8월 로봇유방수술 500건을 달성했다. 두 건 모두 세계 최초다. 이식외과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해 수여자 신장이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성형외과도 근육하 확장기-보형물 유방재건술, 완전복막외접근 복부피판 유방재건술, 광배근피판 유방재건술을 모두 세계 최초로 시행하며 유방암 환자의 치료 효과와 미용 만족도를 모두 높였다.

임상 실적은 물론 로봇수술 관련 논문을 776건(2023년 10월 기준) 게재하며 로봇수술 분야의 우수한 연구력도 입증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사로부터 뛰어난 임상 실적과 연구력,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제 교육기관인 단일공(SP) 로봇수술 에피센터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영국, 일본 등 39개 국가 출신 2200여명의 연수자를 교육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 의료진들에게도 로봇수술 술기를 전수해오고 있다.

함원식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소장은 "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의 시작과 성장을 선도하며 치료 성적은 물론 최소 침습을 통한 절개 부위 최소화로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의료진에게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으로 계속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