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치 연봉·배당금 썼어도 … 조양래 명예회장 아직 실탄 많이 남아있다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3. 12. 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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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사진)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서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근 10년치에 달하는 연봉·배당액을 투입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사재출연을 통해 조 회장 우호지분(한국앤컴퍼니 지분 2.72%) 확보를 위해 투자한 570억원은 지난 10년간의 조 명예회장 실제 수입(임금과 배당액)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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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사진 = 연합뉴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사진)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서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근 10년치에 달하는 연봉·배당액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조 명예회장이 추가적으로 확보한 자금만 최소 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5일부터 벌어진 차남 조 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간의 경영권 분쟁은 조 명예회장 사재출연에 따라서 조 회장의 승리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사재출연을 통해 조 회장 우호지분(한국앤컴퍼니 지분 2.72%) 확보를 위해 투자한 570억원은 지난 10년간의 조 명예회장 실제 수입(임금과 배당액)과 맞먹는 규모다.

앞서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는 지난 1985년 효성그룹과 분리된 후 초반 3년을 제외하고 상당기간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지난 2012년 9월 인적분할 후 현재 체제가 수립(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사업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되면서 조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복귀 후 2013~2021년 간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두 회사서 수령한 금액은 도합 1190억원이다.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보수)이 317억원, 배당이 872억원이다. 이를 테면,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서만 수년간 매년 약 66억원을 배당액으로 받은 바 있다.

1190억원 중 실제 조 명예회장이 손에 쥔 금액은 700억원대로 추정된다. 38%에 달하는 대주주 배당소득세와 40%대인 소득세 최고세율 등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번 570억원 사재출연은 그런 의미에서,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조 명예회장의 경영인으로서의 얻은 수입액 대부분이 투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앤컴퍼니 고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주식 매각에 따른 차익액도 상당히 크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의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인 23.59%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인 조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해 투입할 실탄이 아직도 두둑히 남아있는 셈이다.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장악 시도중인 조현식 고문(오른쪽)과 현재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왼쪽). 연합뉴스
앞서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명예회장이 일부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키워온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겠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조 명예회장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570억원어치(지분 2.72%)를 사들이면서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 합산지분율은 45.61%가 됐다. 조 회장에 우호적인 지분(hy 보유지분 1%)과 어느 편도 들지 않을 중립 지분(국민연금 3%)을 합하면, 조 회장측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50% 이상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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