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마침내 LA 다저스 유니폼 실착 공개!... 입단 첫 공식 행보 폭발적 관심 "제가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는..."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다저스 입단 발표 후 첫 공식 행보였다.
앞서 미국 언론은 지난 10일 오타니가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한화 약 924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MLB(메이저리그)가 속한 북미스포츠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를 통틀어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었다. 오타니 본인도 먼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인사했다. 오타니는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모든 다저스 팬들에게, 저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또 저 스스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 생활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저는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다"고 직접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타니를 비롯해 마크 월터 LA 다저스 구단주와 앤드류 프리드먼 LA 다저스 사장,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그리고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 등을 비롯해 다수의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오타니는 "글로는 다 전달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으니, 추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부분에 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팬들이 궁금해했던 많은 내용을 풀어 공개했다.
오타니는 마크 월터 구단주로부터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받아 입은 뒤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프리드먼 사장은 "오타니는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선수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는 선수다. MLB에 합류한 뒤 오타니는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오타니를 지켜봤다. 그동안 노모 히데오와 마에다 겐타 등 일본 선수들과 연결 고리가 있었다. (오타니의 입단으로 인해) 모든 일본 팬들이 다저스를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항상 오타니를 향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또 협상 과정에서도 오타니가 얼마나 야구에 대해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이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오타니는 항상 승리를 원하고 있으며, 최종 결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승리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느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오타니는 상황에 따라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 올려 극도로 압박받는 순간에도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오타니가 팀 동료들과 함께 일본의 야구팬을 다저스 팬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LA 다저스는 일본 팬들은 물론, 한국 팬들에게도 박찬호와 류현진이 활약하면서 대단히 친숙한 구단이다.
이날 미국과 일본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기자회견 현장에 취재진을 위한 350여석이 마련되고 방송국 TV가 50대 들어오는 등 그야말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이런 폭발적인 관심에 관해 오타니는 "기쁘면서도 동시에 취재진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예상보다 많아서 저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지난 8월 말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한 뒤 옆구리 부상까지 생겼다. 결국 9월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 하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에 가까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렇게 수술로 올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처음 수술 단계에서 어떤 식으로 수술할지에 관해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수술 방법은 (첫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았을 때와 다르긴 한데)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가장 잘 알 것 같다"고 답했다.
오타니의 이번 초대형 계약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연봉을 나중에 한꺼번에 받는 '디퍼 계약(The deferrals)' 형태였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7억 달러의 총액 중 97%에 달하는 금액을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34년부터 받기로 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LA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수령액은 매년 받는 200만 달러를 10번 곱한 2000만 달러(약 263억원)에 불과하다. 오타니는 2023년 LA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3000만 달러(394억원)를 받았다.
이는 오타니가 LA 다저스 구단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종종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초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연봉을 나중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도 한다. 더욱이 이자까지 없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길게 봤을 때 이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와 LA 다저스의 디퍼 계약으로 인해 구단은 사치세와 현금 유동성에 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팀에 경쟁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의 이런 결정으로 본인은 연봉을 적게 받는 대신, LA 다저스는 사치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대어급 자원을 영입, 전력 강화에 최대한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디퍼 계약에 관해 "원래 어떤 선수나 계약 규모가 클 경우, 디퍼 계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 금액에 관한 부분도 선수에게 일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페이롤에 있어서 유연성을 구단이 갖는다면, 저는 나중에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구단과 협상 내용에 관해서는 지금도 다른 선수와 협상 중인 구단이 있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다. 제 입으로 구체적인 구단명과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우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관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팀 구성원 모두가 승리를 위해 하나의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단 오너와 프런트는 물론, 팀 동료들과 팬 분들이 다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타니는 "일단 우승을 목표로 하는 데 있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있는 계약이라 생각한다.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7차례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최근 11시즌 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10회, 월드시리즈 3회 진출 및 1차례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인해 일단 내년 시즌에는 타자로 전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오타니는 "타격 쪽에 있어서 이미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약간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훈련하고 있다. 만약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준비가 돼 있다면, 개막전에는 충분히 합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오타니와 LA 다저스의 계약 조건이 하나둘씩 공개될수록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이 중에는 오타니 영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마크 월터 구단주와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팀을 떠날 경우, 오타니 역시 자신의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오타니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모두가 하나의 같은 방향을 향해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동시에 이 두 분과 계약을 맺었다. 그것이 무너진다면, 이 계약 자체도 무너진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부활한 건 2021시즌이었다. 2021시즌 오타니는 타자로 155경기에 출장,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 투수로는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30⅓이닝 동안 156개의 탈삼진을 마크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2023시즌 오타니는 재차 날아올랐다. 타자로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2루타 26개, 3루타 8개, 95타점 102득점 91볼넷 143삼진 20도루 출루율 0.304 장타율 0.654 OPS 1.066을 찍었다. 장타율과 OPS는 커리어 하이 시즌. 홈런은 2021시즌 기록(46개)에 2개 모자란 44개나 쳐내며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출루율과 장타율, 총 출루 수(325출루) 1위였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OPS도 1위였다. 또 투수로는 23경기(23선발)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커리어 최초 완봉승도 1차례 성공. 총 132이닝 동안 85피안타(11피홈런) 50실점(46자책) 55볼넷 167탈삼진 피안타율 0.18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8. 오타니는 MVP 영광과 함께 포지션별로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지명타자 부문) 및 최고의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을 각각 수상했다. 오타니의 타자 커리어 성적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2루타 129개, 3루타 29개,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351볼넷 755삼진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 투수 커리어(5시즌) 성적은 38승 19패 평균자책점은 3.01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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