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택시 운행 중단' GM크루즈, 대거 감원…핵심 경영진 9명 해고
미국 자동차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GM크루즈가 인원 감축에 나선다. 로보택시(RoboTaxi·무인택시)의 인명 피해 사고로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고, 미국에서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어려운 회사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크루즈는 이날 전체 직원의 24%인 9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리해고 대상은 무인택시 서비스 담당 부문 외에 사무직도 포함된다. GM크루즈의 감원 발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인명 사고로 핵심 경영진 9명을 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이다.
GM크루즈의 모 엘쉐나위 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날 전체 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직원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해고 계획을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우선 한 도시에서 뛰어난 서비스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을 단순화하고 집중하고 있다"며 "(무인택시) 상용화를 늦추기로 한 결과, 우리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 및 차량 성능 개선에 집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인재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지금까지 겪을 일 중 가장 힘든 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GM크루즈 직원들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해고를 통보받았다. 해고 대상이 된 직원은 내년 2월 12일까지의 급여와 8주간의 추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3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 직원은 근무 기간에 따라 매년 2주의 급여를 추가로 받는다.
이번 감원 발표는 GM크루즈가 무인택시 사고, 당국의 조사, 서비스 중단 등 각종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GM크루즈의 무인택시가 도로를 주행하던 중 사람이 운전하던 다른 차량과 충돌한 뒤 보행자를 치는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GM크루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텍사스주 휴스턴, 오스틴, 댈러스 등 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중단했다. 또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950대의 차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고, 운전대와 수동 조작 장치가 없는 완전자율주행 밴 '크루즈 오리진'의 생산도 일시 중단했다. 아울러 당초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무인택시를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중단하며 무인택시 운행을 재개하면 한 도시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규제당국은 GM크루즈가 10월에 발생한 사고의 심각성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사고 이외 GM크루즈의 무인택시 서비스 전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GM크루즈는 해당 사고로 150만달러(약 19억4115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
WSJ은 "이번 사태는 GM과 구글 등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무인 자동차를 도로에 운행하기 위해 경쟁하는 자율주행차 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도전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GM은 앞서 GM크루즈를 통해 2025년까지 1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무인택시 서비스 개발 차질, 안전성 문제 등으로 막대한 손실만 기록했다. 지난 9월 기준 GM크루즈의 영업손실 규모는 19억400만달러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감원이 GM크루즈의 일본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GM크루즈 대변인은 신문에 "인력 감축은 미국에만 적용된다"며 "2026년 일본에서의 (자율주행차)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는 계획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에서 사용하기로 했던 운전석이 없는 '크루즈 오리진'의 생산이 중단됐다"며 "예정대로 일본에서의 서비스 출시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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