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1호 상품은 미술품 '호박'…투자시 유의 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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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약증권을 활용한 '조각투자'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가 신청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이 그 주인공입니다.
'1호 조각투자' 상품 등장…구사마 야요이 '호박' 10만 원에 권리 취득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열매컴퍼니가 지난달 23일 금감원에 정정 제출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합니다.
앞서 열매컴퍼니는 투자계약증권 1만 2천320주(액면가 10만 원)를 공모하는 증권신고서의 3차 정정을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의 조각투자업체 사업 재편 이후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한 건 열매컴퍼니가 처음입니다.
열매컴퍼니는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미술품을 공동 보유할 투자자를 모집한 뒤, 미술품을 사들이고 위탁 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입니다.
열매컴퍼니가 신청한 첫 조각투자 상품은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 시리즈 2001년 작품(캔버스 3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입니다.
'조각투자'로 불리는 투자계약증권은 공동 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사업 결과에 따라 손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미술품이나 음악저작권, 부동산 지분 등 실물 기초자산을 작게 쪼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장외거래 형태로 지분에 투자하는 형식의 '조각투자' 상품은 2020년 이후 다양하게 나왔지만, 증권으로 발행된 건 없었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조각투자의 증권성을 인정하고 투자계약증권으로서 합법적 사업 근거를 마련해 서식 개정 등 제도 개편에 나섰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증권신고서는 자본시장의 새로운 서비스가 제도권 내로 수용된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갈 길 먼 '투자계약증권'…"신중하게 확인하고 투자해야"
1호 상품이 나왔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여전히 투자자 보호장치가 미흡하고, 투자 상품으로써 한계도 명확한 상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신청한 '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장내시장 시범 운영안'을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신규 지정하긴 했지만, 아직 이러한 투자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된 건 아닙니다.
결국 증권이긴 하지만, 현행 주식처럼 곧바로 사고 팔 수는 없다는 한계도 명확합니다.
지분에 투자한 투자자는 해당 미술품이 현재의 소유주에게서 또 다른 소유주에게 양도될 때까지 기다려 그에 따른 차익을 실현해야 합니다.
급하게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면, 각 회사를 통해 개별적으로 증권을 양도하는 방법 외엔 없습니다.
미술품 특성상 오랜 기간 매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러면 투자금이 오랫동안 묶여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에 금감원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동사업 내용, 위험 요인 등 중요 내용을 충분히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은 투자기간이 3년에서 5년 정도로 길고 환금성이 낮으며 다수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공동 소유하는 구조로 기초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처분하기 곤란하다는 위험이 있다"라면서 "기초자산 보유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하고 투자적합성 테스트를 통해 투자성향을 진단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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