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경제 디지털화 불가피…CBDC 도입 준비”

2단계 기관용 CBDC 파일럿 테스트 소개
“중앙은행, 민간과 경쟁하며 새 환경에 대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3 MOEF-BOK-FSC-IMF 국제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2단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경제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3 MOEF-BOK-FSC-IMF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한은의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테스트를 소개했다. 그는 화폐에 프로그래밍 기능을 부여하고 프로그래밍 기능이 가져올 수 있는 장점과 문제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CBDC 파일럿 테스트는 규제받지 않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나 민간 스테이블 코인이 양산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고 향후 예금 토큰 같은 새로운 지급결제 인프라가 국가 간 연계될 때 대비한다는 의의가 있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일럿 준비 과정에서 확인된 비은행 참가 허용 여부, 민간 스테이블코인처럼 활용될 가능성 등을 과제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 통화 인프라는 책상에 앉아서 하는 연구로는 충분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우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느 제도를 손봐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부딪혀보면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보다 민간과 경쟁하며 기술·제도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범용 CBDC에 대한 1단계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2단계 CBDC 모의실험은 범용 CBDC 대신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