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며 웃고 떠드는 동안...당신의 간은 울고 있다

권순일 2023. 12. 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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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술을 많이 마시면 지방간이나 간염 등 간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은 모든 내장 기관 중 가장 크다. 큰 만큼 하는 일도 많다. 간은 단백질과 콜레스테롤, 담즙을 생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심지어는 탄수화물까지 저장하는 등의 다양하고 주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간은 또한 알코올과 약물, 신진대사로 인한 자연적인 부산물 등 독소를 부수는 작용도 한다. 이런 간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는 흡연, 진통제, 해열제 등 일부 약물, 과체중 등이 있지만 술(알코올)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술은 간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각종 간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급성 간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술 관련 간질환은 몇 년 동안 적당량 이상의 술을 마신 사람들에게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이 아니더라도 술과 관련된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술을 마실 때 취하지 않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다"며 "사실 과음을 하는 사람 10명 중 9명은 알코올 의존증이 없다"고 말한다.

술 관련 간질환의 종류는?

술로 인한 간질환의 한 유형은 알코올 관련 지방간이다. 여분의 지방은 간세포에 축적되는 데 대부분의 과음을 하는 사람은 지방간을 앓게 된다. 일반적으로 술을 끊으면 상황이 역전된다.

알코올 관련 간염은 간의 염증(부종)을 말한다. 간염이 있으면 간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술을 끊으면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알코올 관련 간경변증은 간질환 중 가장 심각한 유형이다. 간경변증이 있는 간은 흉터 조직으로 굳어진다.

이는 간 기능을 더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간경변증은 초기 단계에서는 본디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진전된 상태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알코올 관련 간질환 위험이 큰 사람은 누구?

알코올은 간세포에 독성이 있으므로 술을 많이 마실수록 일정 수준의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낮지만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은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간에 미치는 영향에 더 취약하다.

간에 영향을 미치는 알코올음료에는 맥주, 와인 및 독주가 포함된다. 독주는 맥주나 와인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다. 그러나 맥주나 와인이 더 안전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적당량 이상으로 섭취하는 모든 종류의 알코올은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술 1인분 양은 맥주 12온스(약 355㎖), 와인 5온스(약 148㎖), 독주 1~2분의1 온스(30~44㎖)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량은?

남성의 적당한 알코올 섭취량은 하루에 술을 2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의 적당한 알코올 섭취는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폭음이 간 손상을 일으키나?

간 손상은 폭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데, 2시간 이내에 4, 5잔의 술을 마시는 경우다. 폭음은 또한 급성 알코올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간의 급격한 염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알코올 관련 간질환 증상은?

대부분의 간질환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아프지 않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극도의 피로감이다.

간질환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식욕 부진, 체중 감량, 황달(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함), 복부 주변 또는 발목 부위에 체액이 축적, 혼란, 구토 혹은 피를 토하는 경우, 배변 시 혈액 배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관련 간질환은 어떻게 진단하나?

진단은 의사가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기 검사에는 혈액 검사와 초음파와 같은 영상 검사가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검사의 결과에 따라 존재하는 간 손상의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진단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알코올 관련 간질환을 치료하는 첫 번째 단계는 모든 알코올음료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다.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염이 있는 경우 손상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술을 끊는 것이다.

술을 끊을 때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 금단 증상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 문제라면 금주를 위한 치료에는 상담, 치료 센터 입소, 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간질환 자체의 치료는 진단에 따라 달라진다. 알코올 관련 지방간은 일반적으로 술을 끊으면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관련 간염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제공자는 그러한 치료가 적절한지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상이 간 경변으로 진행되면 간이 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몸에서 독소를 걸러내는 것이다 간경변증 치료에는 종종 합병증 치료가 포함된다.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영양 요법이 제공될 수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영양가 있는 식사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사를 소개할 수 있다.

간 건강에 좋은 식품은?

커피는 간 건강을 향상시키데 좋은 음료 중 하나다.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적당히 마시면 이미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도 간질환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가 반복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커피는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간경변증과 영구 간 손상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는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추며 간질환과 염증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또한 만성 간질환 환자 중에서도 매일 적어도 커피 3잔을 마시는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커피의 이런 효능은 간질환의 주요 표지자로 꼽히는 지방과 콜라겐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능력에서 나온다. 커피는 또한 염증을 감소시키고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 수치를 증가시킨다.

녹차도 간 건강을 돕는 음료로 꼽힌다. 일본에서 나온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녹차를 5~10잔 마시면 간 건강의 혈액 표지자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12주 동안 항산화물질이 풍부한 녹차를 마신 사람들은 간 효소 수치가 개선됐고, 산화 스트레스와 간에 쌓이는 지방 침전물이 감소했다.

여기에 또 다른 연구에서는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았다. 특히 하루에 녹차를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에게서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녹차 추출물이 포함된 보충제다. 몇몇 보고서에 따르면 녹차 추출물이 포함된 보충제가 간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몽과 포도, 비트주스도 간 건강을 개선시키는 식품이다. 자몽에는 천연적으로 간을 보호하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다. 나린제닌과 나린진이라는 성분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몇 가지 연구에 따르면 두 성분은 간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효과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세포를 보호함으로써 이뤄진다. 연구에 따르면 이 두 가지 항산화 물질은 만성 염증으로부터 초래되는 간 섬유화 발생을 감소시킨다.

포도에는 다양한 효능이 있는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성분이다. 여러 동물 실험 결과 포도와 포도주스는 간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와 포도주스를 자주 마시면 염증을 낮추고 손상을 방지하며, 각종 항산화 물질 수치가 높아진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포도 씨 추출물로 만든 보충제를 3개월 동안 섭취한 결과 간 기능이 개선됐다.

비트로 만든 주스나 즙에는 질산염과 베타레인으로 불리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다. 이런 성분들은 심장 건강에 혜택을 주고 산화 손상과 염증을 감소시킨다. 쥐를 대상으로 한 몇 가지 연구에 따르면 비트주스는 간에서 산화 손상과 염증을 줄이며 천연 해독 효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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