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일으키는 호르몬 찾았다…치료제 개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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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10명 중 7~8명은 메스꺼움과 식욕부진 등 '입덧(Emesis Gravidarum)'을 경험한다.
심한 입덧은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임신부가 병원에 입원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100명 중 1~3명은 심각한 탈수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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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10명 중 7~8명은 메스꺼움과 식욕부진 등 ‘입덧(Emesis Gravidarum)’을 경험한다. 심한 입덧은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임신부가 병원에 입원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며, 100명 중 1~3명은 심각한 탈수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입덧의 주된 원인이 특정 호르몬이라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로 입덧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와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공동연구팀은 입덧이 심한 임신부와 대조군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입덧은 임신부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문제지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약물이나 생활습관 교정요법을 시행하면 부분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만, 임신 중 약물 사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증상을 참는 이들이 많다.
앞서 연구팀은 희소한 혈액병으로 인해 GDF15 호르몬의 농도가 만성적으로 높은 한 여성이 임신을 해도 입덧 증상이 거의 없었던 사례를 확인했다. 이후 임신부가 임신 이전에 장기간 GDF15에 노출되면 임신 이후 이 호르몬의 증가에 둔감해지면서 입덧이 약해진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가설을 검증하고 구체적인 작용원리를 밝혀내기 위해 입덧에 강도에 따라 그룹을 나눈 후 임산부의 혈액에서 호르몬을 직접 측정해 비교‧분석하고, 실험용 생쥐와 세포연구를 통해 임신 중 GDF15 호르몬의 변화가 발생하는 원인을 연구했다.
그 결과, 입덧을 겪는 임신부가 관련 증상이 없는 임신부보다 임신기간 동안 GDF15의 농도가 뚜렷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임신 중 호르몬에 얼마나 민감한지는 임신 전에 노출된 호르몬의 양에 따라 영향을 받는 점을 알아냈다. 임신 전 혈중 GDF15 수치가 낮은 여성은 임신 중 심한 메스꺼움과 구토가 발생할 위험이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동물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진이 사전에 소량의 GDF15 호르몬에 노출된 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훨씬 많은 양의 호르몬을 투여하자 대조군이 식욕을 많이 잃은 반면, 실험군은 식욕을 덜 잃어 호르몬의 영향에 둔감해진 것.
또 연구팀은 임신 중 GDF15 호르몬이 증가한 원인이 태반의 태아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혈류의 흐름 때문이란 견해를 밝혔다.
스티븐 오라힐리 (Stephen O'Rahilly) 케임브리지 의대 대사과학연구소장은 “자궁에서 자라는 아기는 엄마가 익숙하지 않은 수준의 호르몬을 생산하고 있고, 이 호르몬에 민감할수록 입덧 증상이 더 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호르몬 민감성을 낮추기 위해 임신 전 낮은 용량의 GDF15 호르몬에 노출되는 것도 입덧증상을 사전에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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