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300명+방송 카메라 50대 출격…'9037억원' 역대급 계약 만큼 뜨거웠던 오타니의 LAD 입단식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줄곧 붉은 유니폼만 입었던 오타니 쇼헤이가 등번호 '17번'이 달린 푸른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세계 스포츠 사상 전례가 없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품은 만큼 취재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입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푸른 넥타이를 착용한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는 지난 2021년 타자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 투수로 23경기에 나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활약하며 전세계에 '이도류' 바람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수많은 메이저리그 새역사를 쓴 오타니는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빅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거듭났다.
이 활약은 반짝이 아니었다. MVP 수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오타니는 지난해 타석에서 157경기에 출전해 160안타 34홈런 95타점 90득점 타율 0.273 OPS 0.875, 마운드에서는 28경기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을 남기며, 2년 연속 메이저리그를 폭격했다. 그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이도류'를 선보이면서 일본 대표팀에 우승을 안기는 등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올해도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른 까닭에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타자로 44홈런 타율 0.304 OPS 1.066,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남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MVP를 2회 이상 '만장일치'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되면서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오타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 오타니를 향한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다저스가 오타니의 영입전에서 가장 선두를 달렸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등 수많은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 결과 오타니는 지난 10일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037억원)라는 초대형 잭팟 계약을 품에 안았다. 이는 전세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었다.
오타니가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큰 계약을 품에 안은 배경에는 '디퍼' 조항도 한 몫을 했다. 단순히 계산했을 때 오타니의 연봉은 7000만 달러(약 903억원)다. 하지만 오타니는 선수로 뛰는 10년 동안 '연봉'은 200만 달러(약 25억원)씩만 받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6억 8000만 달러(약 8778억원)는 선수 생활이 끝난 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디퍼의 경우 화폐 가치의 하락을 고려해 '할인율'이 적용 되는데, 이로 인해 오타니의 연봉은 7000만 달러가 아닌, 4600만 달러(약 593억원) 수준으로 잡히게 됐다. 따라서 다저스는 '사치세'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고, 오타니에게 '7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품에 안겼다. 그리고 15일 처음으로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역대급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엄청났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는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라틴계 언론 300여 명이 기자 회견장에 집결했다"며 "TV 카메라는 50여 대로 이목이 쏠렸다"고 설명했다. '주니치 스포츠'는 언론들만 350명에 달하는 인원이 오타니의 입단식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할 정도로 세계 각국의 언론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오타니는 "명확한 승리를 목표로 하는 비전과 풍부한 구단 역사를 가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일원이 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입단식을 시작했다. 이어 오타니는 "나와 협상을 해 주신 모든 구단들이 훌륭했다. 결국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는 구단은 하나 밖에 없었고, 최종적으로 다저스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순순히 따랐다"고 최종 행선지로 다저스를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오타니는 "야구 선수로서 얼마나 뛸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내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승리에 굶주리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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