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안보실 1차장 “북, 이달 중 ICBM 발사 가능성”

김유진 기자 2023. 12. 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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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보 파악 여부엔 “말씀 못 드려”
NCG 2차 회의서 한·미 공동 대응 협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이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김 차장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당국이 정보를 파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김 차장이 북한의 12월 중 IC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이번 NCG 협의에 지난달 북한의 정찰 위성발사 관련 사항도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북한의 ICBM 기술을 활용한 탄도미사일은 늘 한미 간 확장 억제 검토 대상”이라며 “탄도미사일의 길이가 짧건 길건 거기에다 핵을 실으면 그것이 우리에 대한 핵 위협과 공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공격을 미리 막고 그럼에도 북한이 오판을 한다면 핵 공격을 즉시 어떻게 초기에 확고하게 제압하느냐를 모색하는 것이 확장억제”라고 했다.

한미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1월2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다. 정부는 다음날인 11월22일 남북 9 ·19 군사합의 중 일부를 효력 정지시키고 같은달 27일에는 미국과 함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는 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이에 “(탄도 미사일 기술이 안 된다면) 위성을 발사할 때 풍선이나 투석기로 쏘란 말이냐”라며 반박했다.

올해 들어 이미 네 차례 ICBM을 시험 발사한 북한이 지난달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이달에 또 다시 ICBM까지 발사할 경우 한반도 주변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오는 15일 NCG 2차 회의에서 북한의 ICBM 가능성에 대한 한·미 공동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NCG는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성하기로 합의한 협의체다.

김 차장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7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를 단념한 것으로 보이고, 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 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 미국 당국자의 판단은 맞다고 본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담대한 구상에 따라 지금 우리가 초점을 두고 집중할 수 있는 역량부터 확인할 것이고, 현재로서는 억제 기능”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외교를 단념한 적이 없다. 북한이 외교를 거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북한이 판단을 바꿔서 지금과 같은 일방통핵식 핵 개발로는 경제도 안보도 밝지가 않다라고 결론이 나게 되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시 북한의 핵 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구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날 폴리티코의 보도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대선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구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희가 가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에 특정 정치인이 했던 것과 실제로 나중에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제가 섣부르게 평가하기에는 매우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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