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받고, 니로·쏘울 못 받고···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차이 왜?
한국과 중국, 일본산 자동차 대부분 제외
체코에서 차량 생산하는 현대차 코나 포함
산업부 “탄소배출량 재산정 위해 이의제기”
프랑스 정부가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법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코나는 보조금을 계속 받는 반면, 기아 니로와 쏘울은 대상에서 제외돼 향후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이른바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적용 대상을 공개했다. 개편안을 보면 프랑스가 발표한 보조금 대상 차량 79종 중 절대다수는 유럽산 차종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프랑스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 생산한 차량은 대부분 제외됐다.
한국산 자동차 중에서는 현대차의 코나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 프랑스에서 보조금을 받아온 기아 니로와 쏘울은 제외됐다.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16일부터 바로 적용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점은 예견됐다. 프랑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운송 과정에서 그만큼 탄소 배출량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프랑스 정부는 전기차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예고한 바 있다. ‘탄소발자국 점수’와 ‘재활용 점수’를 합산한 환경 점수가 최소 60점 이상인 차량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탄소발자국 점수는 철강, 알루미늄, 기타 재료, 배터리, 조립, 운송 등 6개 부문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합산해 산정한다. 재활용 점수는 재활용 재료·바이오 재료 사용, 배터리 수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산출한다.
그동안 해외 차업체들은 “탄소 배출량 계산에 적용되는 계수가 지역별로 다른 데다, 해상 운송 탄소배출 계수가 포함돼 유럽 땅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아시아권 생산 자동차가 불리하다”고 지적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게 근본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나가 유일하게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것도 동유럽인 체코에서 차량을 생산해 운송 부문에서 점수를 적게 깎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프랑스에 1만6655대 전기차를 판매해 전기차 부문에서 5위를 차지했다. 판매 차종 중 약 68%를 차지하는 코나, 니로, 쏘울이 보조금 대상이었다.
다만 프랑스의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애초 중소형 전기차에 한정돼 있어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더라도 파급 효과는 미국의 IRA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가격이 4만7000유로(한화 약 5600만원) 미만에 중량이 2.4t 미만인 경우 최대 5000(약 710만)∼7000유로(저소득층 대상 약 995만원)까지 지급된다.
정부는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프랑스 정부에 이견을 제기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니로가 탄소배출량을 재산정받을 수 있도록 공식 이의제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양국 간 고위급 협의를 통해 이의제기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와 업계는 프랑스가 자체 평가한 탄소배출량에 이의가 있는 경우, 공식적인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업계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배출량을 인정받도록 하는 내용을 개편안에 반영한 바 있다.
앞으로 프랑스판 IRA가 유럽 연합(EU) 내 다른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프랑스 등이 자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방식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조정하면서 향후 다수의 국가가 비슷한 방식의 보조금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유럽 공장(체코·터키)의 전기차 생산 비중을 올해 7% 수준에서 2026년에는 30%, 2030년 54%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내연기관차 생산공장만 있을 뿐, 아직까지 전기차 생산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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