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탈출, 외래객 1000만 돌파…위기 넘어 재도약[결산 2023-관광]
6년 만에 돌아온 유커…방한 관광 시장 희망 보여
[편집자주] 중소기업들은 오랜 숙원이던 '납품가 연동제' 시행으로 큰 힘을 얻었고 물류업계는 차기 '물류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일상 속 '작은 물류'인 배달시장 역시 엔데믹 여파로 잠시 주춤했다가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한 리빙시장은 다변화를 겪는 중이다. 일상과 함께 관광업계는 다시 심장이 뛰고 있다. <뉴스1>에서는 △중기정책 △물류 △리빙 △관광으로 분류해 올 한해의 굵직한 소식을 정리했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코로나 팬데믹은 벌써 까마득한 옛날 얘기처럼 됐다. 공항은 출국과 입국하려는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2023년 관광업계는 전반적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절반을 넘는 회복세를 기록했다. 해외여행을 전문으로 한 주요 여행사들은 적자 탈출을 이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장은 4년 만에 1000만 관광객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또 최근 고물가 속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여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날이 갈수록 각광받고 있다.
다만 관광 시장이 회복을 넘어 정상 궤도와 성장을 이뤄야 하기 위해선 여전히 인력난 해소, 수용 태세 전환 등이 숙제로 남아 있다.
◇적자 탈출 러시…인력난은 숙제 주요 상위권 여행사들은 올해 초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위기를 겪는 듯 했지만 3년 넘게 응축된 해외여행 수요가 터지면서 코로나19 이후 적자 탈출을 이뤘다.
1분기부터 시작한 흑자 행진은 3분기까지 이어졌고 4분기도 큰 이변이 없다면 무난하게 이어질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039130)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6억원으로 2019년 3분기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첫 흑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이 296억5700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하면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080160), 노랑풍선(104620), 참좋은여행(094850) 역시 각각 63억원, 17억원,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2~3분기엔 여름 휴가철, 추석 연휴 등 전통적인 성수기를 거치면서 순조롭게 흑자전환이 이어졌다. 주요 여행사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38~442%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여행사들의 연이은 호실적에도 인력난은 숙제로 남아 있다. 사실상 3년 넘게 줄도산 위기가 이어지면서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처우' 등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행사 업무를 기피하는 경향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들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의 대안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대면, 디지털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여행사에선 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데부터 고객 응대하는 데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서비스가 없다"고 말했다.
◇6년 만에 유커 귀환…외래객 1000만명 돌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회복세를 기록하며 정상화에 성큼 가까워졌다. 그동안 침체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인바운드) 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는 희소식들이 있었다.
올해 8월부터는 중국 관광객(유커)가 돌아왔다. 중국이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단체 관광을 제한한 '한한령'을 사실상 해제한 것이다. 중국은 한한령 이전까지 제1의 인바운드 시장으로 전체 약 40% 비중을 차지해 왔다.
앞서 3월엔 3년 만에 일본 수학여행단이 한국을 찾으며 한일 관광 교류가 본격화됐다.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까지 방한한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는 88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3.9% 늘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약 61%까지 회복한 규모다. 남은 2개월 수치를 예상하면 1000만명 돌파는 거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바운드 시장 역시 인력난이 발목을 잡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텔·숙박,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탈한 인력들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호텔·콘도업 대상으로 비전문 취업 비자(E-9) 고용 허가제를 시범 사업을 거쳐 마련 및 추진한다. E-9 비자에 해당하는 업무는 홀서빙, 객실 청소, 조리 보조다. 다만, 이번 고용 허가제에선 홀서빙은 빠진다.
또 특정 활동 비자(E-7)에 해당하는 외국인 호텔접수사무원 고용 업체 요건은 외국인 투숙객 비율 40% 이상에서 완화한다.
◇예사롭지 않은 일본여행 강세
해외여행 수요는 높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미 '일본여행' 수요는 2019년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무비자 입국 허용하면서 노재팬(반일 소비 운동) 이후 억눌린 일본여행 수요가 폭증했는데 그 흐름이 일년 넘게 이어지는 것이다.
일본관광국(JNTO)가 올해 1~10월 방일 관광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총 552만명으로 같은 기간 코로나 이전엔 2019년엔 513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11월과 연말 휴가족이 몰리는 12월 숫자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일본 전역을 찾는 한국인은 7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최고치는 2018년 753만명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여행사 예약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항공권 예약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연말 여행지(12월22~31일 출발 기준) 1위 국가는 '일본'이었다. 도시별 순위에서도 일본 '삿포로'가 1위에 올랐다. 교원투어가 발표한 4분기 출발 기준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도 일본(16.9%)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엔 '슈퍼 엔저' 현상에 따라 우리나라 관광객이 일본에서 쓰는 돈도 크게 늘었다. 일부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쇼핑족도 크게 증가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명품 가방의 경우 세관 신고를 해도 최소 50만원에서 1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항공권을 벌러 간다며 떠난다"며 "일본 쇼핑 관광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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