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추신수 품격, 은퇴+기부+팬 서비스 韓 레전드의 멋진 작별

박연준 기자 2023. 12.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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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이게 바로 추추 트레인의 품격이다. SSG 랜더스 추신수가 아름답고 누구보다도 멋진 퇴장 준비를 한다.

SSG 구단은 14일 "추신수가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추신수 역시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단도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추신수는 은퇴 결정 시작으로 최저 연봉 결정, 연봉 전액을 기부함과 동시에 팬 서비스와 팀을 이끄는 주장 선임까지,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완벽한 연결 고리를 그려냈다. KBO리그 최저 연봉은 3,000만 원. 추신수라는 이름 석자에 어울리지 않는 금액임은 확실하다. 다만 자신의 한국 커리어를 함께한 SSG 구단의 샐러리 캡 감소와 팀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대폭 삭감을 결정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연봉은 17억 원이었다. 여기서 최저 연봉을 선언하면서 무려 16억 7천만 원 삭감이 됐다. 이는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삭감액이다. 첫 번째는 추신수의 절친인 이대호가 2020년 25억 원에서 2021년 8억 원으로 17억 원이 깎인 것이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 삭감 기록이다.

SSG 구단은 "추신수 선수의 최저 연봉은 구단 팀 운영에 대한 깊은 배려로, 구단도 이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구단은 샐러리캡, 선수 연봉, FA 부분에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추신수는 이마저도 기부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1년 12월 한화 이글스와 계약한 박찬호 역시 당시 최저 연봉인 2,400만 원을  지급받고, 한화 구단으로부터 받기로 한 보장 금액 4억 원과 옵션 2억 원을 포함한 6억 원을 아마야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한 비슷한 사례가 있다. SSG 구단은 "추신수 선수가 본인의 최저 연봉 금액에 대해서도 기부 의사를 밝혔다. 구단 역시 선수의 진정성 있는 행보에 의미를 더하고자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신수는 올 시즌 전 계약 과정에서 27억 원의 연봉을 올해 자진해 10억 원을 깎아 17억 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또 추신수는 은퇴 시즌에 팬들의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팬서비스를 기획해 SSG에 전달했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를 시즌 중 진행하면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겠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23년의 야구 인생을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

추신수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청각장애 특수 학교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고액을 쾌척했다. 2021년 SSG와 계약 당시엔 연봉 27억 원 중 10억원을 즉시 기부함과 동시에 자신의 부산 모교와 SSG 인천 연고지의 아마추어 야구부에 기부금을 전달했고, 팀 내 저연차 선수들에게 야구용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매년 재난 사고나 지역 사회를 위한 기부와 함께 하반신 마비를 당한 격투기 마동현 선수의 재활을 지원하는 등, 최근 3년간 외부에 알려진 추신수의 총 기부액은 24억 원에 달했다.

특히 그중 추신수의 '드림랜딩(Dream Landing) 프로젝트'가 가장 눈에 띄는 선행 활동이었다. 해당 내용은 추신수의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Dream)에 무사히 착륙(Landing)하기를 기원한 프로젝트였다. 드림랜딩 프로젝트는 추신수가 자신의 모교에 '야구 장학금 전달'을 시작으로, 이번 인천지역 유소년 야구 선수의 훈련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는 '꿈의 구장 프로젝트', 그리고 인천 소외계층 아동들의 학습환경 개선을 후원하는 '꿈의 공부방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당시 추신수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라며 "타국에서 지내다 보니 이를 실천하기가 어려웠는데, 올해 KBO리그에 오게 되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모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나 또한 모교 후배들의 성장에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라며 "또한 팀의 연고 지역인 인천의 어린이들이 마음껏 운동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드림랜딩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고, 야구 꿈나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추신수는 언제나 한국 야구와 지역 사회를 위해 언제나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추신수는 이숭용 신임 감독의 바램에 따라 내년 시즌 주장 완장을 찬다. 이 감독은 "추신수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며 주장 자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의 은퇴엔 희생이 더해졌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영광 재현을 노리는 SSG와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강렬한 작별 인사 준비를 하고 있는 '추추 트레인'이다.

한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에서는 3년 동안 361경기 타율 0.260(1,252타수 325안타), 49홈런, 168타점을 올리고 있자. 특히 추신수는 내년 시즌 안타 4개만 추가하면 한미 통산 2,000안타 대기록을 작성한다.

사진=연합뉴스,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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