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K방산…미국 진출로 몸집 더 키운다
한화에어로·KAI 등 미국 진출 움직임 확산
"글로벌 수요↑ 한국 방위산업 성장성 기대"
국내 방산업체들이 유럽과 중동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데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할 경우 기술력 등을 인정받아 향후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유럽과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무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방산 업체들이 올해 미국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최근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IG넥스원, GRC 인수 추진…"방산 진출 교두보"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LIG넥스원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GRC, Ghost Robotics Corporation)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특수목적법인 LNGR을 설립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AI와 유무인 복합체계, 로봇 등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인수를 위한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LIG넥스원의 미국 진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RC는 미국 소재의 4족보행 무인지상차량(Q-UGV) 개발사로 주요 제품인 군용 Q-UGV 모델 비전60을 미군에 납품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며 "GRC는 LIG넥스원의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간 LIG넥스원이 미국 진출을 추진해왔던 유도 무기 수출도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RC 인수로 LIG넥스원은 현재 미국 수출 추진 중인 비궁 외에 현궁, 천궁, 신궁 등의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의 유도 로켓 비궁은 지난 2020년 국내 유도무기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가 주관하는 FCT(해외비교성능시험) 프로그램을 통과해 성능을 입증받은 바 있다.
한화·KAI 등 미국 공략…"미국 잡아야 세계 시장서 인정"
LIG넥스원 외에도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지속해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 SMET)'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비교성능시험(FCT)이 14일부터 3주간 진행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기가 미국 군 현장에서 성능시험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과 연계하는 사업이다.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미국 국방부가 획득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무기로써 사용할지를 정하는 것으로 미국 수출을 위한 첫 단계로 여겨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간 미국에 무기를 수출한 경험은 없지만 이달 초 미국과 동맹국인 호주와 사상 처음으로 3조원 규모의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수출 계약을 체결해 주목받은 바 있다. 미국 시장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가장 강도 높은 작전수행과 훈련을 진행하는 미 해병대와 본토에서 테스트를 치르는 것은 그간 보여준 아리온스멧과 관련 기술에 대한 미군의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라며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무인체계기술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 미국 훈련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경전투기인 FA-50을 통해 미국 해군의 전술입문기와 미국 공군의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국내 방산 업체들은 글로벌 무기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액은 지난 2010년대에는 연간 30억 달러가량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1년 72억 5000억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의 경우 173억 달러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정부도 국내 방산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7일 '제2차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세계 4대 방위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신규 발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규 무기 수요가 확인되는 가운데 국내 방산 업종은 내년부터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미 확보한 실적 성장과 추가적인 수출로 2024년은 그간 우리가 기대했던 방위 산업의 성장성을 제대로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방산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성공할 경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 등에서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결국 미국에 진출해야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 등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해외 수주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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