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모비스 빠른 달성 과제
[편집자주]현대모비스의 수장이 바뀌었다. 연구개발(R&D) 전문가였던 조성환 사장이 물러나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구매 전문가로 통하는 이규석 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조 전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3월 취임했음에도 현대모비스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리더로 평가받는다. 신임 이 사장은 새롭게 대표이사에 승진 발탁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도약은 이 사장의 경영 로드맵에 달렸다.
①새 선장으로 등판한 현대차그룹 내 구매 전문가
②조성환 뛰어 넘을 수 있을까… NEW 모비스 빠른 달성 과제
③매출 비중 80% 육박…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높아
현대모비스 수장이 바뀌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넘어설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구매 전문가인 이규석 신임 대표가 그동안 '기술 경영'을 펼쳐온 조성환 전 대표를 넘어 자신만의 색채를 얼마나 빨리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철저히 기술 중심의 성장을 이어왔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트렌드가 '미래 모빌리티'로 빠르게 바뀌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엔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수직 생태계였지만 현재는 여러 기업이 힘을 모으는 새로운 양상으로 재편된 만큼 다른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력을 갖춰야만 생존이 가능해서다.
회사의 방향을 명확하게 정립한 건 '기술통'으로 불리는 조성환 전 대표다. 2017년 현대오트론 대표에 이어 2019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을 지냈고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현대모비스 전장BU장과 연구개발(R&D)부문장을 역임했다. 2020년 12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2년 9월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 차기 회장에 선출된 바 있다. 그는 국제표준화에 대한 깊은 이해, 탁월한 경영 성과로 입증된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중국 후보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ISO 회장에 뽑혔다. 올해는 울리카 프랑케(스웨덴) 회장과 함께 당선자 신분으로 활동했고 내년부터 회장에 공식 취임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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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재임 기간 R&D에 3년 연속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소프트웨어(SW) 중심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2021년 매출액은 연결 기준 41조702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이 44조582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세운 매출 50조원 기록 경신도 충분해 보인다.
꾸준한 R&D 투자 확대로 관련 지식재산권 확보와 핵심부품 수주 성과도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신규 출원 특허 중 미래기술(806건)과 친환경(210건) 특허 비중은 30%나 된다. 미래 먹거리 핵심부품 수주 실적도 2020년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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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중요 전략 자재를 적시에 확보, 완성차 및 차 부품 생산 운영 최적화로 그룹 실적 개선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전 대표가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면 새롭게 현대모비스를 이끌어야 하는 이 신임 대표는 '수익성 기반 경영 강화'와 '선제적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재원 확보는 기본이다.
현대모비스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힘든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 사업과 성장 사업군에 대해서 전략적 투자도 강화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내실을 다지며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SCM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조용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 등 '뉴 모비스' 비전 아래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신사업 전략 수립 및 실행을 가속화할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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