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앞두고 투자 어디로…'반도체·장기채' 시간 온다
거래대금도 12.7조원…'공매도 전격금지' 이후 최대치
성장주 강세 속 업황 개선 기대 반도체 기대감 '쑥'
'고금리 막차' 채권투자도…장기채·하이일드 주목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파월의 비둘기적인 날개에 국내 증시도 환호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금리인하 기대가 커진 만큼,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유입하는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2600선을 앞두고 속도조정에 나설 수 있는데다 연말을 맞아 기관의 자금 집행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을 고려한 ‘종목’ 선정이 여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부담이 줄어든 만큼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업황이 회복세에 돌입한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또한 금리 인하기를 맞아 금리 하락 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채가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52포인트(1.34%) 오른 2544.1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9월 20일(2559.74) 이후 약 석 달만의 최고치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1.28포인트(1.36%) 오른 840.59에 마감했다.
FOMC 결과에 국내 증시는 환호했다. 미국이 3번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론, 금리 인하 시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이미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고 연말 상승가도를 탈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은 “이번 FOMC는 고금리 장기화 국면을 끝내고 완화를 논의할 수 있도록 국면을 전환했다”면서 “최근 중국 증시로 부진했던 우리 증시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 역시 “올해 연말 랠리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2024년 초중반까지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내년 후반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은 거래대금에서도 엿보인다. 코스피의 거래대금은 이날 12조7801억원을 기록했는데 정부가 공매도 전격 금지를 시행한 첫 날인 11월 6일(15조2254억원)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의 거래대금도 11조4790억원으로 11월 7일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장기채·하이일드채권 눈여겨볼 만
전문가들은 올해 약세국면에 접어들었던 성장주가 막판 뒷심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표적인 성장주인 인터넷주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이날 단박에 4.45%, 6.68%씩 오르기도 했다.
다만 성장주라고 무분별하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충고가 나온다. 내년 금리 인하가 예상될 뿐, 여전히 금리 수준은 높은데다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성장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성장주는 반도체주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3조4842억원)보다 2.32% 늘어난 3조5650억원로,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5조754억원에서 5조1745억원으로 1.95%씩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한 달전 3342억원에서 현재 2733억원으로 줄어든데다, 내년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해 40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탑재량이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며 디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서는 금리 인하 국면인 만큼 채권 투자 전략도 세워볼 수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며 채권 수익률이 높아진 데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면 매매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고금리 막차를 탈 수 있는 시점이라는 얘기다. 장기국고채나 그동안 저평가된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도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조금 더 쉽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며 마이너스 수익을 이어가던 미국 장기채 ETF도 이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시작되는 시기나 강도는 시장과 통화 당국 간 간극이 나타날 수 있고 단기적으로 금리가 급락한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현 시점은 중장기적으로는 채권 매수에 유리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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