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장으로 등판한 현대차그룹 내 구매 전문가

김창성 기자 2023. 12.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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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운전대 잡은 이규석의 과제, 현대모비스의 도전①] 미래모빌리티 전략 중추 역할 기대

[편집자주]현대모비스의 수장이 바뀌었다. 연구개발(R&D) 전문가였던 조성환 사장이 물러나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구매 전문가로 통하는 이규석 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조 전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3월 취임했음에도 현대모비스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리더로 평가받는다. 신임 이 사장은 새롭게 대표이사에 승진 발탁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도약은 이 사장의 경영 로드맵에 달렸다.

현대모비스를 이끌 새 선장으로 현대차그룹 내 구매 전문가인 이규석 사장이 선임됐다. 사진은 최근 열린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 개소식에 참석했던 이 사장. /사진=현대모비스
▶기사 게재 순서
①새 선장으로 등판한 현대차그룹 내 구매 전문가
②조성환 뛰어 넘을 수 있을까… NEW 모비스 빠른 달성 과제
③매출 비중 80% 육박…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높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내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 새 수장을 앉혔다. 정 회장은 첫 한국인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에 선출되며 사임한 연구개발(R&D) 전문가 조성환 전 사장의 자리에 그룹 내 구매 전문가로 통하는 이규석 신임 사장을 승진 발탁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룹 내 미래 모빌리티 전략 추진에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에 새 리더가 오면서 회사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바람 몰고 올 새 리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에서도 회사의 뚜렷한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조성환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 고문에 위촉됐다. 내년부터 2년 동안 ISO 회장직도 수행한다.

이 사장의 경력은 조 전 사장과 많이 다르다. 조 전 사장이 2020년 3월 부임 이후 1조원 이상의 R&D 비용을 쏟아 부은 그룹 내 R&D 전문가로 꼽히는 반면 이 사장은 구매 전문가로 통한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이 사장은 그동안 현대차·기아 의장전장부품구매실장, 구매전략실장을 거쳐 현대차·기아 구매1사업부장·차체섀시부품구매실장, 현대차·기아 구매1사업부장(전무),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임원 보직을 모두 구매 관련 부서에서 몸담으며 현대차그룹 내 공급망 관리(SCM) 분야의 탁월한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비스의 새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규석 사장의 경영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서울 역삼동 현대모비스 사옥. /사진=김창성 기자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는 현대모비스 수장을 기존 R&D 전문가에서 구매 전문가로 교체한 배경은 지속해서 실적 개선을 이뤄 빈틈없는 혁신 원동력을 얻기 위함이다.

정 회장은 이 사장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해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이 어려운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중요 전략 자재를 적시에 확보함으로써 완성차 및 차량 부품의 생산 운영 최적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쟁과 같은 각종 국제정세 불안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혁신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며 이 사장의 승진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불안한 국제 정세, 중요해진 공급망 관리


조 전 사장이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재직 기간 동안 각종 대내외 위기 속에서도 뚜렷한 실적 성과를 냈지만 위기는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실상 종료됐지만 이 같은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겪었던 사상 초유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뼈저리게 느꼈던 교훈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다.

또다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과 같은 주요 글로벌 부품망 붕괴 위기가 찾아와도 중요 전략 자재를 제때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현대모비스 경영 운전대를 잡은 신임 이규석 사장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현대모비스 용인 기술연구소. /사진=현대모비스
정 회장의 이 사장 선임은 이 같은 교훈을 실제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한 구상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도 완성차 및 차량 부품 생산 운영과 공급 최적화로 그룹 내 안정적인 실적을 이끈 리더로 평가받는다.

성과 중심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며 미래 핵심 전략 수립 및 실행도 가속화하는 정 회장의 경영 구상에도 부합하는 최적의 리더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분기(1~9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1조6524억원, 기아는 9조1421억원으로 두 회사의 합산 수치는 20조7945억원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위 기록이자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도 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을 현대차 15조3723억원(전년 9조8198억원 대비 56.5%↑), 기아 12조920억원(전년 7조2331억원 대비 67.2%↑)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상승을 일궈낸 정 회장의 경영 로드맵에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의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기에 현대모비스 경영 운전대를 잡은 이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자동차(SDV)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 등 '뉴 모비스' 비전 아래 회사가 추진 중인 신사업 전략 수립 및 실행에 매진할 전망이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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