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 1위인데, ML 첫해 고작 0.288?…이정후, 美 우려 뒤엎을까

김민경 기자 2023. 12. 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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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023년 타율 0.288, 출루율 0.346, 장타율 0.416, 8홈런, 62타점을 예상한다."

이정후(25)를 향한 미국 언론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계약 규모 때문이다. 뉴욕포스트의 최초 보도로 지난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66억원) 계약에 합의한 사실이 알려진 뒤로 '오버페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이정후가 KBO 역대 최고 타자인 것은 인정하지만, 메이저리그에 곧장 적응해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14일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야구 예측 시스템)를 활용해 이정후의 예상 성적을 내놨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6년 예상치를 공개했는데, 6시즌 모두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과 2025년 모두 타율 0.288로 가장 높고, 이후 2026년 0.287, 2027년 0.281, 2028년 0.282, 2029년 0.281로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해마다 홈런은 8~9개, 타점은 60개 수준으로 바라봤다.

이정후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을 기록했다. 국내타자 역대 1위 성적이다. 19살 루키였던 2017년에도 0.324(552타수 179안타)를 쳤던 이정후다. 한국이 타고투저 리그이긴 해도 단 한번도 타율 3할을 밑돈 시즌이 없는 타자다. 단순히 타율 0.288라는 수치만 놓고 보면 '고작?'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ZiPS는 이정후가 빅리그에서도 꽤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타율 0.288는 KBO리그를 기준으로 삼으면 실망할 수 있는 수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부문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성적이다. 올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0.288는 빅리그 전체 14위에 해당한다. 올해 빅리그에서 3할 타자는 9명뿐이기도 했다. 한국보다는 3할타자가 훨씬 귀하다. 이정후가 타격으로 빅리그 상위 15명 안에는 들면서 첫 시즌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팬그래프스는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오버페이를 한 게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팬그래프스는 '거액 계약을 한 선수답게 이정후는 스카우팅과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예측 모두 상당히 강력했다. ZiPS 예상 수치는 주전 중견수 중에서도 평균을 뛰어넘는다. 이 정도 수준이면 ZiPS는 6년 1억3200만 달러 계약을 권장할 것'이라며 적정했다고 봤다.

이어 '이정후는 6년 계약에서 4년 뒤 29살일 때 옵트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했다. 그가 계약 마지막 2시즌 연봉 1900만 달러보다 더 벌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 잘한다면, 그는 옵트아웃을 신청해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다. ZiPS는 1억1300만 달러 계약에서 4년 뒤 옵트아웃 신청 조항이 포함돼 6년 1억3400만 달러 계약과 가치가 같다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애슬레틱과 CBS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투수들의 직구 구속 자체가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가자마자 곧장 적응해 빼어난 안타 생산 능력을 보여준 타자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성공 사례로 꼽히는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2021년 데뷔 시즌에는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로 부진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올해도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을 기록했다. 이정후도 비슷한 시련을 겪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계약 오피셜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 폭스스포츠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의 2020년과 이정후의 건강했던 2022년 시즌 KBO리그 타격 성적을 비교해 근거로 삼았다. 김하성은 평균 타구 속도는 90.1마일(145㎞), 발사각은 13도, 시속 95마일(152.8㎞) 이상 타구 비중은 50.4%, 타구 최고 속도는 108.9마일(175㎞)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평균 타구 속도 88.7마일(142.7㎞), 발사각 12.3도, 시속 95마일 이상 타구 비중은 37.7%, 타구 최고 속도는 107마일(172㎞)이었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트랙맨 타구 속도 데이터는 한국에서도 평균 이하였는데, 심지어 또래들과 비교해도 그랬다. KBO에서 이정후는 김하성의 최고 타구 속도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지난해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에 든 선수 가운데 김하성보다 파워가 떨어지는 선수는 단 5명뿐이었다. 이정후는 또한 하드히트(타구 속도 95마일 초과)도 김하성보다 적었다'며 우려를 표현했다.

C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적응 여부는 이정후와 김하성을 비롯해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넘어오는 모든 타자들이 받는 질문이다. KBO는 세계 3위 리그이지만, 빅리그와 NPB보다 구위가 떨어진다. 이정후는 수준급 공격 능력을 갖췄는데, 특히 콘택트가 빼어나다. CBS스포츠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정후는 지난 시즌 스윙해서 배트에 맞힌 타구가 91%였는데, 그중 97%가 직구 상대 스윙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잘 설정하는 타자다. 다만 파워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팬그래프스는 그래도 이정후가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무기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바라봤다. 팬그래프스는 '이정후의 무기는 배트 컨트롤 능력이다. 보고 치는 능력이 좋고, 그라운드 전역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다. 손과 눈을 모두 잘 써서 교묘하게 배럴 타구로 조작하는 능력도 있다. 그의 스윙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고, 보기에도 즐겁다'고 했다.

이어 '다만 투수들이 시속 91마일짜리를 던지는 리그에서 95마일짜리를 던지는 리그로 넘어올 때 약간의 위험이 있다. 이정후가 2023년 시즌 내내 지켜본 시속 94마일을 웃도는 공이 100구 미만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93마일 이상) 이상인 직구를 단 154구밖에 보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때 타율 0.268, 출루율 0.348, 장타율 0.415를 기록했다. 때문에 이정후가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기까지는 약간 시간이 걸리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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