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10%라더니… 서학개미 몰린 SCHD ETF, 올해 배당성장률 3% 그쳐

정현진 기자 2023. 12. 15.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학개미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CHD(슈드) ETF의 배당성장률이 급락했다. 미국 대표 배당 ETF로 꼽히는 SCHD의 지난 5년간 연평균 배당성장률은 14%에 달했는데, 올해는 4%에도 못 미쳤다.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었던 SHCD의 올해 배당금이 ‘찔끔’ 오르는 수준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졌다. 배당성장률은 배당이 증가하는 비율로, 전년 대비 배당금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래픽=정서희

SCHD의 운용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은 SCHD의 올해 4분기 배당금이 주당 0.7423달러라고 6일 밝혔다. 2023년 SCHD 배당금 총합은 주당 2.658달러로, 전년(2.5615달러) 대비 3.77%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수치는 지난 10년간 배당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2018년(6.96%)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13일(미 현지시각) 기준 ETF 가격도 연초 대비 1.29% 내렸다.

SCHD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의 약어로,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5억달러 이상의 시가 총액을 지닌 종목 중에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일일 평균 거래량이 200만달러가 넘는 종목을 선별해 구성한 지수다. 브로드컴(비중 4.87%), 암젠(4.36%), 버라이즌(4.33%) 애브비(4.17%), 홈디포(4.05%) 등 종목을 포함한다. 12일(미 현지시각) 기준순자산규모는 4989억달러로, 약 64조원이 넘는다.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연 4%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SCHD의 장점은 배당성장률이다. 2018~2022년까지 연평균 배당성장률은 13.83%, 2013~2022년으로 넓게 봐도 연평균 배당성장률은 12.28%에 이른다. 매해 실적이 좋아져야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배당성장률 지표를 참고하면 배당에다 주가 상승 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제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배당성장종목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당성장률이 인플레이션율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11월 기준 미국 인플레이션율은 3.1%로, 연초 6.5%에서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올해 서학개미들은 SCHD를 열심히 사들였다. 투자 환경이 악화하면서 성장주나 기술주보다는,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으로 배당이 늘어나는 SCHD에 투심이 쏠린 것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3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SCHD를 3억7395만달러(한화 약 49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채20년물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11억1412만달러)’에 이어 순매수 2위다.

SCHD 인기가 커지자 한국판 SCHD도 속속 등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등이다. 모두 SCHD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월 분배 상품이다. 추종 지수가 부진하자, 한국판 SCHD도 기를 못 폈다. 이 중 가장 처음 상장한(2022년 11월 15일)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지급 기준일 기준) 총 311원의 주당 배당금을 지급했다. 매달 30원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3.26% 수준이다. 올해 11월 배당금이 38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 배당금(36원) 대비 배당성장률은 0.05%에 그쳤다.

올해 SCHD가 부진한 것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탄탄한 배당을 유지하던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리는 데 소극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SCHD는 올해 2분기엔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이 줄어들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이자 비용이 늘어 실적이 부진해졌고, 이로 인해 SCHD 내 비중이 높았던 은행주 등이 배당을 예년처럼 늘리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SHCD에서 3.66%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블랙록의 올해 배당금은 20달러로, 지난해(19.52달러)보다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도 배당 상승률인 18%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