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고' SSG 추신수, 아낌없이 베풀고 떠난다
후배들에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수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추추 트레인'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은퇴를 예고했다. 2024시즌 뒤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년 시즌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추신수는 아낌없이 베풀고 떠나겠다는 생각이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가 야구 덕분에 현재의 추신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떠나기 전에 아낌없이 주고 가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며 "은퇴 시즌을 뜻깊고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다양한 기부 활동과 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추신수는 연봉부터 내려놨다.
SSG는 지난 13일 추신수의 은퇴 계획을 발표하면서 "추신수가 최저 연봉인 3000만원에 내년 시즌 계약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2020시즌을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었던 7년, 총 1억3000만 달러의 계약이 만료돼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추신수는 미국에 남는 대신 KBO리그행을 택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 지명을 받았던 추신수는 2021년 2월 자신의 보류권을 보유하고 있던 SSG와 연봉 27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에도 추신수의 연봉은 27억원이었고, 올해 연봉은 17억원이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고액 연봉자였던 추신수가 스스로 연봉을 줄인 것은 팀을 위한 배려다.
SSG 관계자는 "구단이 늘 샐러리캡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추신수도 알고 있었다. 스스로 연봉을 줄이면서 후배 선수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 또 구단이 운영 폭을 넓혀 전력이 더 강해지길 바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최저 연봉도 받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그러나 2024시즌 선수로 뛰려면 어떤 형태로든 계약을 해야 했다. 이에 추신수는 계약을 위해 최저 연봉을 받고, 이마저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에도 추신수는 활발하게 기부 활동을 했다. 충주 성심학교, 유소년 야구, 난치병 환자 등에게 고액을 전달했다.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 성금 2억원을 냈고, 그해 4월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1000달러씩, 총 19만1000달러(약 2억5000만원)를 쾌척했다.
KBO리그에 온 이후에도 추신수는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추신수는 2021년 연봉 27억원 중 1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야구 꿈나무, 소외계층 아동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드림랜딩(Dream Landing) 프로젝트'에 쓰였다.
이외에도 SSG 저연봉 선수들에게 야구 용품을 선물하고, 고향인 부산과 SSG의 연고지인 인천 지역 학교 야구부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SSG 구단은 "추신수가 입단 후 유소년, 사회취약층 등을 위해 올해까지 24억원 이상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구단도 의견을 존중해 추신수의 기부 활동에 동참한다. 아직 정확한 금액이나 계획은 정하지 않았으나 다양한 기부 활동을 계획 중이다.
단지 금전적으로만 베푸는 것은 아니다.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도 아낌없이 주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내년에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추신수가 이숭용 감독에게 '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언제든 2군에 가도 관계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며 "기술적인 부분,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베푸는 대상은 후배 선수들만이 아니다. 추신수가 다양한 팬 서비스를 구단에 제안한 것도 '베풂'을 위한 것이다.
2024시즌 추신수는 특별 사인회,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등의 이벤트를 통해 그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추신수는 팀의 '캡틴'으로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 이숭용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장을 맡기로 했다.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해왔던 추신수에게 주장으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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