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구단 운영 평가]①몰락한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 100점 만점에 38.7점→낙제점…울산 천하는 'ing~'

김성원 2023. 1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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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사과하는 염기훈 감독 대행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침통한 염기훈 감독 대행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출발도 하기 전에 경고음이 요란했다. 그들은 귀를 닫았다. 그 시계는 이미 해어질 대로 해어진 '전통의 명가'라는 무늬 속에 갇혀있었다.

팀이 흥하려면 선수단, 프런트, 팬이 '하모니(조화)'를 연출해야 가능하다. 슬프게도 충성스러운 팬들만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선수단과 프런트는 힘의 균형이 깨진 지 오래다. 감독만 교체하면 그만이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이 한 시즌에 짐을 쌌다. 두 번째 사령탑 교체 과정에선 땀으로 얘기해야 하는 선수들의 '입김'이 작용했다. '수원의 봄'은 요원했다.

그들은 그렇게 몰락했다. 변신을 거부한 '순혈주의'는 곪아 터졌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어디에서부터 길이 어긋났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변화를 거부한 삼성의 '일등주의'는 그라운드에서는 결코 회생할 수 없었다.

2023년 K리그의 최고 화제는 단연 수원 삼성의 '충격 강등'이었다. 수원은 한때 'K리그의 교과서'였다. 모두가 선망하는 최고의 구단이었다. 쇄신을 거부한 수원의 요행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100점 만점에 38.7점이 오늘의 수원이다.

스포츠조선은 2012년 한국 언론 사상 최초로 시즌 종료와 동시에 K리그 구단 운영 능력을 평가했다. 냉정한 현실 인식 없이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K리그1(1부) 12개 구단의 2023년 운영 성적표가 15일 공개됐다. 개막 전 목표 순위와 최종 위치를 평가한 ▶목표성취도를 비롯해 ▶선수단 운용 능력 ▶관중 동원 능력 ▶페어플레이 ▶연고지 밀착도 ▶외국인 활용능력 ▶홍보 및 마케팅 역량 ▶재정-투자 파워 ▶유소년시스템 ▶전문가 평점 등 경기력과 행정 능력 등을 다면 평가했다. 항목당 10점 만점, 총점 100점으로 스포츠조선 축구전문기자 10명이 난상토의 끝에 최대공약수를 도출했다. 전문가 3명(김형범 박문성 서호정)의 평가도 반영했다.

열띤 응원 펼치는 수원 팬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팬들에게 사과하는 수원 삼성 선수단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수원은 평가에서도 낙제점이었다. 12개팀 가운데 최하위였다. 팬들 덕에 관중 동원 능력만 8점일 뿐, 항목별로 1~2점대가 수두룩했다. 목표성취도, 선수단 운용, 외국인 활용 능력은 1점대였고, 전문가 평점도 1.7점으로 '꼴찌'였다. 홍보-마케팅 역량과 재정-투자파워 또한 나란히 2점에 불과했다.

1995년 수원의 창단은 '센세이션'이었다. 1999년에는 국내 트레블(K리그, FA컵, 리그컵)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 수원은 현재 없다. 수년째 중하위권을 맴돌더니 올해 급기야 2부로 추락했다. 아쉬운 점은 팬들이다. 수원 팬들은 원정경기에서도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올해 K리그1은 244만714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유료 관중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하지만 수원의 이탈로 관중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우승 헹가래 받는 홍명보 감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승컵 들어 올리는 울산 현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울산 현대의 천하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졌다. 울산은 86.2점으로 2년 연속 최고 구단에 등극했다. 'SNS 인종차별 논란'으로 페어플레이에서 최하위인 1점에 그친 것을 제외하고 목표성취도, 선수단 운용 능력, 홍보-마케팅 역량, 재정-투자 파워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다. 울산은 올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기동 매직'이 또 한번 빛을 발한 포항 스틸러스와 관중 '40만 시대'를 연 FC서울이 각각 지난해 5위에서 2위(80.7점), 6위에서 3위(74.3점)로 수직 상승했다. 창단 50주년을 맞은 포항은 K리그1 2위, FA컵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의 찬란한 성적표를 남겼다. 서울은 K리그에선 7위에 머물렀지만 관중 동원 능력과 홍보-마케팅 역량은 으뜸이었다.

우승컵 들어 올리는 포항스틸러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제공=FC서울

대구FC의 피날레도 화려했다. 지난해 9위에서 4위(71.5점)로 뛰어올랐다. 안방인 '대팍'은 입장권 매진 사례로 물결쳤고, 파이널A에 안착, 6위를 거둔 것도 큰 수확이었다. 올 시즌 1부로 승격한 대전하나시티즌도 눈부셨다. 비록 성적에선 또 다른 승격팀인 광주FC에 밀렸지만 관중 동원에선 비교가 안됐다. 8시즌 만에 1부를 누빈 대전은 5위(71.0점)로 재출발했다.

창단 후 첫 ACL 무대를 누빈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해도 파이널A에 오르는 등 선전하며 6위(70.3)에 위치했다. 대구, 대전, 인천은 1.2점 사이에서 순위가 엇갈렸다. K리그1에서 3위를 차지하며 창단 후 최초로 ACLE(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출전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7위(68.2점)에 포진했다. 광주는 팀 성적 부문에선 만점인 10점이었지만 전반적인 프런트의 역량은 떨어졌다.

울산의 최대 라이벌이자 명문구단인 전북 현대는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줄곧 1, 2위를 넘나들다 올해는 8위(58.8점)로 떨어졌다. 전북은 2014년 이후 9년 만의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4위에 머물며 ACLE 진출도 좌절됐다. 최고의 재정-투자 파워에 성적이 화답하지 못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8위에서 9위(56.3점), 강원FC는 3위에서 10위(51.2점), 수원FC는 7위에서 11위(40.3점)로 떨어졌다. 강원의 경우 이영표 대표가 물러난 후 빛을 잃었다. 감독 교체 등 내홍 속에서도 반전에 실패,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겨우 잔류에 성공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2023년 K리그1 운영평가 순위

순위=구단=총점

1=울산=86.2

2=포항=80.7

3=서울=74.3

4=대구=71.5

5=대전=71.0

6=인천=70.3

7=광주=68.2

8=전북=58.8

9=제주=56.3

10=강원=51.2

11=수원FC=40.3

12=수원=38.7

◇K리그1 운영평가 세부항목

▶울산 현대(1위·승점 76·23승7무8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10

-선수단 운용 능력=10

-관중 동원 능력=9.5(34만5990명)

-페어플레이=1(벌점 360)

-연고지 밀착도=9

-외국인 활용능력=8

-홍보-마케팅 역량=10

-재정-투자 파워=10

-유소년시스템=9

-전문가평점=9.7

-총점=86.2

▶포항 스틸러스(2위·승점 64·16승16무6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10

-선수단 운용 능력=10

-관중 동원 능력=6.5(16만4295명)

-페어플레이=9(벌점 74)

-연고지 밀착도=6

-외국인 활용능력=10

-홍보-마케팅 역량=6

-재정-투자 파워=5

-유소년시스템=9

-전문가평점=9.2

-총점=80.7

▶FC서울(7위·승점 55·14승13무11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4

-선수단 운용 능력=5

-관중 동원 능력=10(43만29명)

-페어플레이=6(벌점 87)

-연고지 밀착도=9

-외국인 활용능력=6

-홍보-마케팅 역량=10

-재정-투자 파워=8

-유소년시스템=10

-전문가평점=6.3

-총점=74.3

▶대구(6위·승점 53·13승14무11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7

-선수단 운용 능력=7

-관중 동원 능력=7.5(20만8340명)

-페어플레이=5.5(벌점 89)

-연고지 밀착도=9

-외국인 활용능력=7

-홍보-마케팅 역량=8

-재정-투자 파워=6

-유소년시스템=7

-전문가평점=7.5

-총점=71.5

▶대전하나시티즌(8위·승점 51·12승15무11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6

-선수단 운용 능력=7

-관중 동원 능력=9.5(24만4274명)

-페어플레이=4(벌점 107)

-연고지 밀착도=8

-외국인 활용능력=8

-홍보-마케팅 역량=9

-재정-투자 파워=8

-유소년시스템=4.5

-전문가평점=7

-총점=71.0

▶인천 유나이티드(5위·승점 56·14승14무10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6

-선수단 운용 능력=7

-관중 동원 능력=7(16만9826명)

-페어플레이=8(벌점 77)

-연고지 밀착도=7

-외국인 활용능력=8

-홍보-마케팅 역량=7

-재정-투자 파워=6

-유소년시스템=6.5

-전문가평점=7.8

-총점=70.3

▶광주FC(3위·승점 59·16승11무11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10

-선수단 운용 능력=10

-관중 동원 능력=5(8만6090명)

-페어플레이=6.5(벌점 86)

-연고지 밀착도=5

-외국인 활용능력=8

-홍보-마케팅 역량=4

-재정-투자 파워=3

-유소년시스템=7.5

-전문가평점=9.2

-총점=68.2

▶전북 현대(4위·승점 57·16승9무13패·파이널A)

-목표 성취도=5

-선수단 운용 능력=5

-관중 동원 능력=8.5(23만8759명)

-페어플레이=3(벌점 127.5)

-연고지 밀착도=7

-외국인 활용능력=3

-홍보-마케팅 역량=6

-재정-투자 파워=10

-유소년시스템=5

-전문가평점=6.3

-총점=58.8

▶제주 유나이티드(9위·승점 41·10승11무17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3

-선수단 운용 능력=4

-관중 동원 능력=5.5(11만4015명)

-페어플레이=8.5(벌점 75)

-연고지 밀착도=6

-외국인 활용능력=5

-홍보-마케팅 역량=8

-재정-투자 파워=7

-유소년시스템=4

-전문가평점=5.3

-총점=56.3

▶강원FC(10위·승점 34·6승16무21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3

-선수단 운용 능력=4

-관중 동원 능력=6(12만2772명)

-페어플레이=10(벌점 65)

-연고지 밀착도=6

-외국인 활용능력=4

-홍보-마케팅 역량=5

-재정-투자 파워=6

-유소년시스템=3

-전문가평점=4.2

-총점=51.2

▶수원FC(11위·승점 33·8승9무21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3

-선수단 운용 능력=4

-관중 동원 능력=5(9만8580명)

-페어플레이=2(벌점 163)

-연고지 밀착도=5

-외국인 활용능력=3

-홍보-마케팅 역량=3

-재정-투자 파워=4

-유소년시스템=7.5

-전문가평점=3.8

-총점=40.3

▶수원 삼성(12위·승점 33·8승9무21패·파이널B)

-목표 성취도=1

-선수단 운용 능력=1

-관중 동원 능력=8(22만4177명)

-페어플레이=7(벌점 84)

-연고지 밀착도=7

-외국인 활용능력=1

-홍보-마케팅 역량=2

-재정-투자 파워=2

-유소년시스템=8

-전문가평점=1.7

-총점=38.7

◇K리그1 운영평가 순위 추이

구단=2012년=2013년=2014년=2015년=2016년=2017년=2018년=2019년=2020년=2021년=2022년=2023년

울산=3위(73.8)=3위(65.9)=7위(56.5)=9위(52.7)=3위(67.7)=3위(74.5)=2위(78.8)=3위(79.8)=1위(90.7)=2위(89.2)=1위(91.2)=1위(86.2)

포항=2위(75.2)=2위(72.0)=5위(60.3)=4위(69.3)=9위(47.0)=7위(64.0)=5위(71.5)=5위(71.8)=3위(76.0)=9위(60.0)=5위(67.7)=2위(80.7)

서울=1위(92.7)=1위(72.3)=3위(78.0)=2위(80.3)=1위(88.8)=4위(73.3)=8위(55.6)=4위(78.0)=11위(47.3)=5위(64.0)=6위(66.9)=3위(74.3)

대구=8위(55.4)=11위(45.7)=K리그2=K리그2=K리그2=5위(72.0)=3위(73.7)=1위(85.7)=4위(73.8)=3위(81.5)=9위(61.8)=4위(71.5)

대전=11위(48.8)=10위(48.1)=K리그2=11위(32.5)=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5위(71.0)

인천=6위(60.6)=9위(51.4)=9위(48.4)=6위(53.5)=6위(52.0)=8위(56.7)=9위(54.8)=7위(69.5)=6위(60.8)=8위(61.1)=4위(73.5)=6위(70.3)

광주=16위(23.0)=K리그2=K리그2=10위(42.3)=11위(44.0)=12위(37.5)=K리그2=K리그2=7위(60.5)=12위(42.3)=K리그2=7위(68.2)

전북=5위(65.5)=4위(65.6)=1위(82.8)=1위(87.0)=2위(81.3)=1위(88.3)=1위(86.1)=2위(80.2)=2위(90.5)=1위(96.5)=2위(83.2)=8위(58.8)

제주=4위(71.8)=6위(54.7)=4위(66.9)=7위(53.3)=4위(66.3)=2위(78.3)=7위(56.7)=12위(42.8)=K리그2=4위(66.2)=8위(63.2)=9위(56.3)

강원=13위(42.2)=13위(34.0)=K리그2=K리그2=K리그2=9위(54.3)=10위(43.6)=9위(53.2)=12위(46.8)=10위(54.3)=3위(73.8)=10위(51.2)

수원FC=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10위(44.3)=K리그2=K리그2=K리그2=K리그2=6위(62.5)=7위(64.8)=11위(40.3)

수원=7위(58.2)=5위(55.6)=2위(79.9)=3위(79.7)=5위(65.8)=6위(67.2)=6위(64.9)=6위(70.5)=5위(66.3)=7위(62.2)=10위(58.0)=12위(38.7)

※2012년은 16개 구단, 2013년은 14개 구단, 2014년부터 12개 구단으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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