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에 'CEO 변화' 칼 빼든 카카오·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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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투자에 주력했다.
정 내정자는 올해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사법리스크 이후 지난 9월부터는 컨트롤타워격인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도 참여 중이다. 카카오의 첫 여성 CEO인 정 내정자는 쇄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멈추고 기술과 핵심사업에 집중,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된 상황에서 정 내정자는 투자 리더십까지 발휘해야 한다. 카카오 조직을 안정화하고 AI 등 핵심산업에 집중하는 것도 시급하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동안 연내 공개를 예상했던 카카오의 생성형 AI 발표 시점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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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생인 박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수석 졸업한 법조인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김 대표와 대일고·서울대 동문 사이이기도 한 그는 엔씨소프트와 인연이 있다. 박 내정자는 2007년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후 2013년엔 경영 자문 역할을 하는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됐다.
16년 동안 엔씨의 사외이사 및 기타비상무 이사를 맡은 박 내정자에 전권을 나누기로 결정한 건 엔씨의 위기 상황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감소했다. 지난 7일 신작 쓰론앤리버티(TL)를 출시했지만 이용자 초반 반응이 미지근한 탓에 지난 14일 주가는 출시일(26만1500원) 대비 13% 하락한 22만8500원을 기록했다.
엔씨 관계자는 "아직 후보자 상태이기 때문에 박 내정자의 선임 및 공동 대표의 역할 등은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 이후에서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엔씨가 박 내정자의 선임을 통해 김 대표의 아내 윤송이 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과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중심의 오너 일가 영체제를 완화하고 가족경영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엔씨의 가족 중심 경영을 두고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사업 성과 대비 보수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엔씨의 엔터 사업 일환이었던 클렙의 대표를 맡은 바 있다. K팝 아티스트 팬덤 플랫폼인 유니버스 서비스에 공을 들였지만 클랩은 2021년 영업이익 17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4억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김 수석부사장은 결국 지난해 말 클렙 대표직에서 내려왔으며 엔씨는 지난 1월 유니버스를 디어유에 매각했다.
그러나 엔씨는 지난해 김 수석부사장에게 57억38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경영 논란이 계속되자 엔씨 노조는 지난 4월 노조 출범을 공식화하며 "엔씨소프트의 핵심 가치인 도전정신, 열정, 진정성이 훼손됐다"며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적·관료적 문화가 실패를 덮고 그 책임을 사원에게 전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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