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범벅’ 못 믿을 수영장... 인천 송도서 초등생 집단 '피부염'

최종일 기자 2023. 12. 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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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수영 수업받은 인천 송도 초등생 집단 피부염
수질검사 결과 유리잔류염소 기준치 최대 3배 초과
업체 “피해 보상·재발 방지”… 학교 “학부모·업체 중재”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고 피부염에 걸린 학생 모습. 독자 제공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은 학생 43명이 집단 피부염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인천시교육청과 A초교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B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은 A초교 3학년 66명 중 40명에게서 피부염 증세가 나타났다. 또 같은 달 이 수영장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받은 같은 학교 4학년 3명도 비슷한 피부염 증상이 나왔다.

첫 피해 학생은 생존수영을 다녀온 이틀 뒤 밤 늦게 피부염이 심해 응급실을 찾았다. 현재도 피해 학생 일부는 계속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A초교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해당 수영장에 대해 수질검사를 한 결과 수영장 물 1ℓ당 유리잔류염소 1.29㎎이 검출, 기준치 0.4~1㎎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잔류염소는 수영장 시설을 살균한 뒤 시설이나 수질에 남아있는 염소 성분이다. 수영장에 적정한 염소를 살포하면 대장균과 수인성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억제할 수 있지만, 농도가 짙으면 눈병이나 식도자극, 구토증세,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이 수영장의 결합잔류염소는 수영장 물 1ℓ당 0.91㎎로 나왔다. 기준치는 0.5㎎ 이하다. 결합잔류염소는 수영장 소독에 쓰이는 염소가 사람의 땀, 유기물 등과 섞여 발생하는 소독부산물이다. 이 염소는 눈병, 피부통증을 일으키거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만 믿고 기다려왔는데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보상도 늦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신체·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인 만큼 학교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영장 관계자는 “모든 피해자 분들을 비롯해 피부염이 재발하는 경우도 보상할 수 있게 보험회사와 논의 중”이라며 “기준치를 초과한 성분에 대해서도 모두 수질을 개선했으며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장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피부염 원인이 100% 수질 때문이란 건 입증이 힘들다”면서 “그럼에도 피해자들께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A초교 관계자는 “학부모들과 업체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게 중재를 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긴 업체와 계약을 해지했고,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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