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영웅’, 韓 ‘연평해전 영웅’… 편지로 통하다
이희완 보훈 차관에 이례적 축하 서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영웅’인 제이슨 박(33) 버지니아주(州) 보훈·병무 담당 부장관이 ‘제2연평해전 영웅’인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에게 취임 축하 서한을 보내왔다. 한국 보훈부 차관 취임에 미측이 축하 서한을 따로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사람은 ‘참전 용사’이자 ‘상이군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차관은 14일 본지 통화에서 “6·25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각별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감사의 답신을 직접 써서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박 부장관은 서한에서 이 차관의 이름을 한국어로 표기하며 “최근 차관에 임명된 것을 마음 깊이 축하한다”면서 “이 차관의 보훈에 대한 헌신과 노력이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봉사한 분들의 복지·안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차관의 지도력은 보훈 지원에 대한 역량과 열정을 보여준다”며 “한국 보훈부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박 부장관은 서한에서 지난 4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워싱턴 DC에 마련된 한국군 부상 장병 초청 동맹 만찬에서 이 차관을 만난 인연도 언급했다. 당시 이 차관은 연평해전에서 잃은 오른쪽 무릎 아래 부위에 의족을 차고 현역 해군 대령으로서 동맹 만찬에 참석했었다. 박 부장관은 “(당시) 만나 뵙게 돼 영광이었다”면서 “버지니아주 보훈국방부를 대신해 응당 받을 만한 차관님의 성취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참전 용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 두 나라가 공동으로 일해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 차관의 앞날에 성공과 혁신, 긍정적 변화가 있기를 기원한다”고도 했다.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박 부장관은 201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와 손가락 둘을 잃었다.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 대위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순찰 작전을 하다 현지 무장 단체인 탈레반이 설치한 급조폭발물(IED)이 터져 중상을 입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했다. 퍼플 하트 훈장을 받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영웅’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방산 업체 보잉 등 민간 기업에서 7년간 일하며 틈틈이 안보 강연도 이어나갔다. 그러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에게 발탁돼 지난해 1월부터 주 보훈·병무 담당 부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미 연방 보훈부에 따르면 2019년 현재 퇴역 군인 약 9만6000명이 신체 한 곳 이상 절단으로 치료를 받았다. 박 부장관의 발탁은 수많은 참전 용사와 상이군인의 희망이 됐다. 2002년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남하를 막는 교전 중 북한 포격에 오른쪽 다리를 잃고도 군 복무를 이어온 이 차관과 여러모로 닮은꼴인 것이다.
보훈부에 따르면, 박 부장관의 아버지 박영태씨는 주한 미군 장교였다고 한다. 한미연합사, 주한 미군 2사단에서 근무했고 주말레이시아 미 대사관 국방 무관도 지냈다. 박 부장관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연합사에 근무해 용산에서 살았으며 ‘한국 학원’도 열심히 다녔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이 차관은 본지에 “박 부장관 등 미측과 협력해 한미 참전 용사의 희생을 보다 뜻깊게 기리겠다”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나라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영웅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도록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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