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초 1500 블로킹까지 1개 남긴 양효진, "배구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

박주희 2023. 12. 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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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역대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양효진(현대건설)은 V리그의 '리빙 레전드'답게 숱한 기록을 쌓아왔다.

양효진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포지션 특성상 어릴 때부터 블로킹 기록에 대한 애착이 컸고, 한동안 기록을 쌓아가는 내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며 웃은 뒤 "그런데 어느 순간 (34세의 나이에도) 배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되면서 개인기록을 신경 쓰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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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최초 500 블로킹 돌파 후
'역대 1호' 호칭 따라다녀
"어린 시절엔 기록 신경...현재는 경기 자체가 중요"
경쟁자 최정민에 "손 모양·버티는 기술 대단" 칭찬
현대건설 양효진이 12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배구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블로킹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여자배구 역대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양효진(현대건설)은 V리그의 ‘리빙 레전드’답게 숱한 기록을 쌓아왔다. 2007~08시즌 현대건설에 입단한 이후 매년 300점 이상씩을 기록했고, 올해 3월 5일에는 프로 데뷔 462번째 경기 만에 남녀부 통틀어 통산 7,000점 고지를 밟은 최초의 선수도 됐다.

무엇보다 그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기록은 블로킹이다. 양효진은 2009~10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무려 11년간 여자부 블로킹 부문 1위에 올랐다. 2020~21시즌 5위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1~22시즌에 다시 ‘블로퀸’의 명성을 되찾았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올 시즌에도 세트당 0.8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해당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2013년 2월 19일 역대 최초로 500개의 블로킹을 잡아낸 이후부터는 매번 ’역대 1호’라는 호칭이 그에게 따라붙었다. 7,000점 고지를 밟았던 올해 3월 5일 경기에서도 양효진은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1,450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14일 현재까지 양효진의 누적 블로킹은 1,499개로, V리그 최초 ‘1,500 블로킹’까지 단 1개만을 남겼다. 양효진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포지션 특성상 어릴 때부터 블로킹 기록에 대한 애착이 컸고, 한동안 기록을 쌓아가는 내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라며 웃은 뒤 “그런데 어느 순간 (34세의 나이에도) 배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되면서 개인기록을 신경 쓰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6경기를 원정에서 치러야 한다. 대기록을 달성한 뒤 홈팬들의 환호를 받을 수 없다는 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양효진은 “(12일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나고) 그 생각이 들긴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기록 달성을) 언제, 어디에서 하든 그저 감사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현재 현역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기록보다는 경기 자체에 신경을 더 쓰게 되는 것 같다”며 “내가 쌓아가는 기록들은 은퇴를 하고 나면 체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말하고는 웃었다.

양효진이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블로킹 1,500개는 양효진의 꾸준함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신체조건은 좋았지만 체력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기초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며 “결과적으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기록을 세웠으니,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노력으로 블로퀸이 된 그의 눈에는 올 시즌 블로킹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후배 최정민(IBK기업은행)의 땀도 보인다. 양효진은 “최정민은 (블로킹을 할 때) 손 모양이 예쁘고, 점프를 뛴 후 내려오는 순간까지도 팔과 손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며 “이건 타고나는 것이 아닌 노력의 산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양효진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블로킹 경쟁이 아니라 팀의 선두경쟁과 건강이다. 그는 “우승기회를 몇 번이나 놓쳤던 아쉬운 기억이 있어서 올해는 정말 우승을 하고 싶다”며 “동료들도 마지막까지 가봐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표현은 안 하지만 다들 간절히 우승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 올 시즌을 다치지 않고 정말 건강하게 잘 마쳐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가득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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