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국방예산 1144조원 편성…주한미군 2만8500명 유지 확정
전작권 이양 진행 상황 의회 보고 요구 담겨
미 연방의회가 국방 예산에 관한 법안을 통해 주한 미군 규모를 현재 수준인 약 2만8500명으로 유지하고 한·미 정상이지난 4월 채택한 ‘워싱턴 선언’ 등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을 강화하도록 행정부에 주문하기로 했다. 또 국방부 등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진행 상황을 보고받기로 했다.
미국 하원은 14일(현지 시각)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4회계연도(2024년 10월~2024년 9월) ‘국방수권법(NDAA)’ 문안에 합의했다. 내년 예산은 작년보다 3%p 증가한 8860억달러(약 1144조7000억원)로 확정됐다. 법안은 찬성 310표, 반대 118표로 가결 처리됐는데 민주당에서 45명이, 공화당에서는 73명이 각각 반대표를 던졌다. 법안은 전날 밤 상원에서 의결된 데 이어 하원에서도 이날 통과됨에 따라 입법 절차를 사실상 마쳤으며 행정부로 이관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고 공포하면 집행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 국방수권법 문안에서 미 의회는 한국과 관련 “한국에 배치된 미군 약 2만8500명의 규모를 유지하고,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26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채택한 워싱턴선언에서 강조한 핵 억제 공조를 심화한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선언 관련 문구는 지난 7월 의결된 하원안에 처음 들어갔지만 상원안에는 없었으나 이번 상·하원 단일안에 포함됐다.
법 제정 180일 내에 한반도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대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로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작권을 인수할 준비를 갖추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을 설명하고, 한국군이 조건을 어느 정도로 달성했는지 평가하라고 했다. 또 전작권 이양 최소 45일 전에 이양 계획을 의회에 통보할 것을 주문했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관할 지역에서 미군의 전력 태세와 조직 구조를 평가하고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2025년 4월 1일까지 의회에 보고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함께 중국 억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관련 예산 115억달러,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8억 달러 등의 내용이 반영됐다. 법안에는 또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의 효력을 내년 4월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FISA 702조는 국가안보국(NSA)이 외국인의 통화·문자메시지·메신저·이메일 등 통신 내용을 구글·애플 같은 미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영장 없이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앞서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국방부의 낙태 지원 금지 등 이른바 ‘워크’(woke· 깨어 있다는 뜻으로 과도한 PC주의를 뜻함)를 제외한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상·하원 조율을 거쳐 마련된 최종안에서 이런 내용은 빠졌다. 공화당 강경파가 이에 반발해 의사규칙을 수정, 의결 정족수를 통상적인 과반 찬성이 아닌 3분의 2 찬성으로 변경했지만, 찬성표가 이 기준을 넘겨 상·하원 합의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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