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로 짠 따뜻한 마음, 추위도 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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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더 어려운 이웃의 겨울이 따뜻하면 좋겠어요."
김재민 씨(47)는 13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최근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이렇게 밝힌 뒤 직접 짠 목도리 40개를 건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부모가 없는 아동이나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착용하며 이번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면 좋겠다"며 "앞으로 매년 연말 직접 짠 목도리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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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김재민씨, 직접 짠 목도리 40개 기부
4년 동안 모은 동전-쌀 포대 등
지역 곳곳에서 기부품 쏟아져
김재민 씨(47)는 13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최근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이렇게 밝힌 뒤 직접 짠 목도리 40개를 건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매월 정부로부터 생계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오랫동안 건설현장에서 번 돈으로 생활해왔지만 2019년경 판정받은 당뇨병이 나날이 악화했고, 2021년경부터 신장투석을 받게 돼 무리하게 몸을 쓰는 일을 더 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생계를 꾸려가는 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며 목도리를 짜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 씨는 유튜브 영상으로 목도리 짜는 방법을 익혔다. 집에서 틈이 날 때마다 뜨개질에 나섰고 지난달 10개월에 걸쳐 만든 1m 길이의 털목도리 40개가 완성됐다. 김 씨는 “부모가 없는 아동이나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착용하며 이번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면 좋겠다”며 “앞으로 매년 연말 직접 짠 목도리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2021년경부터 목도리를 짜기 시작했는데, 지난 연말에도 목도리 40개를 경기 수원과 강원 원주의 보육원에 보냈다고 한다. 만덕2동 관계자는 “김 씨가 목도리를 낱개로 예쁘게 포장해 센터로 가져왔다. 자신도 넉넉지 않게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따뜻한 정을 베풀려는 모습에 직원 모두가 감동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려는 독지가의 발걸음이 부산 지역 행정복지센터에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신도 넉넉한 형편이 아님에도 콩 한 쪽이라도 함께 나누려는 ‘작은 기부 천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영도구 봉래2동 행정복지센터는 2015년부터 매월 5일 전후 청사 현관에 10kg짜리 쌀 6포를 두고 떠난 익명의 기부자 신원을 최근 파악했다고 밝혔다. 건설 현장에서 일해 온 전영철 씨(64)는 2015년경 금연을 결심하고 담뱃값을 아낀 돈으로 매월 쌀을 구매해 행정복지센터에 놔두고 갔다고 한다. 전 씨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9년 동안 놓고 간 쌀은 총 469포다. 봉래2동 관계자는 “6일 열린 동민 송년 화합의 밤에 감사패를 드리고 싶어 거듭 성함을 묻자 마지못해 전 씨가 자신의 이름과 그동안의 선행 취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최근 사상구 주례1동 행정복지센터에도 10kg짜리 쌀 10포가 도착했다. 주례1동 관계자는 “매년 연말이 되면 누군가가 저소득층을 위해 써달라며 이렇게 쌀을 보내온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동구 수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가 컵라면 10상자를 가져다 놓고 갔고,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익명의 기부자가 성인용 기저귀 3상자를 전달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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