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수익률 낮추고… 고배당주 저가 매수해 볼만”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2023. 12.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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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경제TalkTalk] 이찬우 국민연금 前기금운용본부장이 말하는 개미 투자 전략

“지금 같은 고금리·구조조정 시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손실을 피하고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고배당주를 저가 매수하고, 저가 매물이 나올 때를 기다리며 전체 투자 자산의 30% 정도를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찬우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8일 인터뷰에서 “국민연금 기금은 투자 재원이 계속 불어나기 때문에 장기 투자와 다양한 분산 투자가 가능하지만, 개인들은 투자 재원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본부장은 1982년 대우증권에 입사 후 대우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신협중앙회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지냈다. 현재 교직원공제회 자산운용위 위원장, 포스텍 대학발전기금 자문위원, 타임폴리오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이찬우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인터뷰에서 "지금은 투자자 주변 곳곳에 지뢰가 널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줄이는 안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기훈 기자

―국민연금 투자 전략 중 개인들이 배울 점은?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는 투자 재원의 규모나 조성 방식, 투자 정보의 양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손실을 내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기대 수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리스크(투자 불확실성)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개인 투자자들이 배워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실질 소득 감소, 자산 가격 하락, 부실 자산 증가 등으로 도처에 지뢰밭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면?

“대체로 적절한 투자라면 무위험 자산인 정기예금 금리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합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대략 연 7%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 큰 위험 없이 연 7~8%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 많이 있겠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기대 수익률 목표를 낮춰야 한다. 투자금을 수십조원, 수백조원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도 내년 목표 수익률이 4~5%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주식은 지금 연간 4~5% 정도 안정적 수익만 내도 매우 좋은 종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먼저 배당수익률이 연 6% 이상 되는 음식, 약품, 통신 등 생필품 종목을 찾아볼 만하다. 생필품 소비는 불황에도 견조하기 때문이다. 은행·보험 같은 금융주는 배당률이 높긴 하지만 정부의 경영 간섭이 심해지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배당주 투자를 할 땐 투자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배당주 가격이 높은 연말은 피하고 사람들 관심이 없어 가격이 낮은 상반기나 여름쯤에 사면 매매 차익도 노릴 수 있다. 요즘엔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도 많이 나오는데, 특히 퇴직 준비자나 은퇴 생활자들은 기대 수익률을 조금 낮추고 이런 상품에 투자해 두면 자산을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위축되고 있지만 식품과 통신 등 생필품 소비는 견조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진은 지난 12월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채소류 모습./뉴시스

―다른 투자 방안은?

“금리가 언제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정점에 왔으며 앞으로 하락할 일만 남아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리츠(부동산 투자 회사)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액면가 이하로 거래되는 것도 많다. 이 중 기초 자산이 튼튼하고 배당수익률이 5~6% 정도 되는 것을 사두면 수익률이 하락할 위험이 적고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매매 차익도 얻을 수 있다.”

그래픽=백형선

―채권이나 대체 투자는 어떻게?

“불황이다 보니 신용이 A등급인 우량 회사채도 수익률(금리)이 매우 높아졌다.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우면 채권형 펀드에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유 등 대체 투자는 개인들이 투자에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구조 조정기다. 정치적 문제 때문에 구조 조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실 기업, 부실 자산, 급전이 필요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이 매물로 나올 것이다. 이런 매물이 나올 때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 관련 펀드에 가입할 만하다. 불황기엔 반드시 좋은 자산을 싸게 살 기회가 오므로, 향후 1~2년간은 항상 투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전체 자산의 30% 정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단기 자금인 증권사 MMF(머니마켓펀드)나 은행 정기예금이 늘어나는 데는 이런 까닭이 있다.”

불황기에는 급전이 필요한 SOC(사회간접자본) 운영업체들이 우량 매물을 싼 값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1월 9일 오후 일산대교의 모습./뉴스1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은?

“불황기엔 중소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기업들의 상품 재고가 많이 늘어나므로, 현금 흐름 지표가 좋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 전문성이 필요한 벤처 투자나 코인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해외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과 일본 주식은 주목할 만한다. 미국의 배당주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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