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3A.M.] 2023년의 10가지 발견

2023. 12. 1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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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후변화… 유독 ‘변화무쌍’
새해엔 AI가 삶을 어떻게 바꿀까
시간은 언제나 날아가는 법이지만, 2023년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와 방향과 법칙을 알 수 없던 해가 있었나 싶다. 2024년은 더 그럴 것 같다고 한다. 당분간은 전망도 예측도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순간을 잘 붙잡고 현재에 집중하는 수밖에. 올 한 해 일어났던 일 중 유의미한 10가지 발견을 찾아봤다.

1. 미국 하버드대학에 테일러 스위프트 강의가 생겼다. 하버드대 영문학부는 2024년 봄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의 세계’라는 강의를 개설했다. USA투데이는 스위프트 전담 기자를 고용했다. 스위프트는 2023년 경이적 기록을 세웠다. 음악만으로 첫 억만장자가 되었고,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미 연준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 이름을 올렸다.

2. AI에 압도당했다. 2023년이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AI를 실감하는 해였다면 2024년은 AI를 체험하는 해가 될 것 같다. AI가 우리 삶의 모든 룰을 바꾸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폴란드 기업 딕타도르는 AI 로봇 ‘미카’ CEO를 경영에 참여시켰고, 루마니아 총리실은 AI를 고문으로 삼았다.

3. ‘지정학적 경합국가(swing state)’가 부상했다. 지난 6일 포린폴리시에 실린 글에 등장한 용어다. 미·중 양대 슈퍼파워가 존재하고 경쟁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시절이다. 브라질,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역 강소국들이 부상해 다중 동맹 전략을 구사하고 사안별로 협력할 파트너를 찾으며 미·중 관계를 헤지하고 있다.

4. 전기톱을 든 하비에르 밀레이가 당선됐다. 지금 온 세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다. 지난 10일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취임한 밀레이는 선거 과정에서 중앙은행 폐지, 달러 통화 채택 등 충격적 공약을 내걸었고 지지자들과 대형 콘서트장에서 ‘떼창’을 부르는 캠페인을 구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노조 파업 시위에 참여했다. 전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극우 뉴스 해설가로 데뷔했다. 내년은 더 혼미할 것이다.

5. 전쟁은 킹크랩 특수를 낳았고, 빈대가 40년 만에 출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유럽으로 가야 할 러시아산 킹크랩이 한국에도 대거 들어와 킹크랩을 전보다 싸게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1980년대 이후 종적을 감췄던 빈대는 유럽에서 창궐한 후 한국에도 출몰했다. 세계는 모든 것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6.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했다. 폭염, 폭우, 산불로 뜨거웠던 여름은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지구 온난화보다 더 뜨거운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 최고폭염책임자가 속속 신설되고, 기후안보·기후보험·기후기본권·안전가옥이라는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7. 현대차 ‘킹산직’ 채용 경쟁이 치열했다. 정년 60세를 보장하는 현대차의 기술직 일자리가 지난 7월 10년 만에 신입을 뽑자 ‘킹산직’이라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코로나19 특수로 잠시 힘을 얻는 듯했던 ‘조용한 사직’은 자취를 감췄다. ‘조용한 해고’와 급진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8. 82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미야자키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일본, 한국, 북미 등에서 크게 흥행했다. 세간에서는 이 작품이 은퇴작이 아닐 것이라고 한다. 93세의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국내 최고령 박사에 도전하고 있다.

9. ‘태양의 서커스’에는 트렌드팀이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5000명의 직원 중 95%를 감원하고 파산보호 신청까지 했던 ‘태양의 서커스’가 부활했다. 부활의 비결은 브랜드의 힘을 만드는 창의성이다. ‘태양의 서커스’에는 R&D 조직인 트렌드팀이 있어 전 세계 패션, 건축, 문화 등 새로운 트렌드를 민감하게 좇는다. 현재와 가장 잘 조응하는 팀이 살아남는다.

10.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이인숙 플랫폼9와4분의3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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