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적극 이용을

2023. 12. 14. 22: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감기 환자가 부쩍 늘었다.

그래서 정상적 의약품 사용으로 예기치 않게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인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는 환자에게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제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12월 9일부터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질병 피해를 입은 환자와 유족에게 사망일시보상금, 장례비, 장애일시보상금 및 진료비를 지급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감기 환자가 부쩍 늘었다. 이제는 다 컸지만, 우리집 아이들도 감기 걸렸을 때마다 주황색 물약 해열제를 먹이곤 했었다.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 때였다. 애가 감기에 걸려 매번 먹던 이 해열제를 먹었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과 목이 심하게 부어 응급실 신세를 진 적이 있다. 해열제에 의한 부작용 때문이었다. 아빠가 명색이 의사인데 애가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못 했다는 자책이 약물 부작용의 세계로 필자를 이끌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도 약물 부작용은 질병의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환자·의사 간의 신뢰를 해쳐 갈등을 유발하고 심지어 의료분쟁까지 이어지게 한다. 의사 입장에서도 정상적인 의약품 사용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은 곤혹스럽고 복잡한 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약물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정상적 의약품 사용으로 예기치 않게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에 대해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인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는 환자에게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제도이다.
이명구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12월 9일부터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질병 피해를 입은 환자와 유족에게 사망일시보상금, 장례비, 장애일시보상금 및 진료비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 대상이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품뿐만 아니라 긴급사용승인된 의약품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사망보상금 지급범위도 ‘의약품 부작용에 의한 경우’에서 ‘의약품 부작용이 기저질환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 경우’로 확대되어 우리 사회의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동차는 가속페달과 제동장치로 속도를 조절한다. 가속페달을 약의 효능에 비유한다면 제동장치는 약의 부작용 관리이다. 우수한 성능으로 높은 속도에 이를 수 있는 자동차는 더 좋은 제동장치를 준비해야만 한다. 또한 믿음직한 제동장치는 자동차의 가속페달 사용을 더 자유롭게 해줄 수 있다. 약의 부작용 관리도 약의 사용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더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약의 사용과 효능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의약품과 부작용 간 인과관계를 평가하는 의약품 부작용 심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현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이 이 자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도 공정하게 운용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다. 약물 인과관계를 평가하는 많은 과학적 방법론이 있다. 부작용 피해구제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엄청난 자료 수집과 현장 조사 등을 하지만 약물·부작용 간 인과관계는 기저질환과 복합적인 증상과 징후들이 겹쳐서 평가하기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은 눈앞에 펼쳐진 환자의 고통과 합쳐져 정의로운 제도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 심의위원회에 참가할 때마다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원한다. 우리 사회가 힘들게 일궈놓은 안전망이 신뢰를 잃고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명구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교수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