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원 사육사 "푸바오 내년 초 中 반환..이별 아쉽지만 당연한 삶" ('푸바오와할부지')[종합]

조윤선 2023. 12. 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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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와의 이별을 앞둔 심정을 밝혔다.

14일 방송된 SBS '전 국민 힐링쇼-푸바오와 할부지'에서는 '4편 : 안녕, 푸바오'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강철원 사육사는 3년 만에 다시 만난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쌍둥이 출산 비결에 대해 "러바오가 특별한 거 같다"고 밝혔다. 강 사육사는 "중국에 연수를 배우러 갔을 때 러바오 아버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다른 암컷들이 발정 시기가 됐는데 수컷을 만나도 교미가 잘 안됐다. 근데 러바오 아버지가 딱 들어갔는데 거의 한 번에 성공했다. 러바오 쪽 유전자가 좀 세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 세계 판다의 1/4이 러바오 외할아버지인 판판의 자손이라고. 강 사육사는 "인공수정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그런 경우에 판판의 정자를 많이 사용한다더라. 활력도 좋으니까 후손을 많이 퍼뜨렸다"고 설명했다.

남다른 유전자 덕분에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3년 만에 재회해 쌍둥이 임신에 성공했다. 아이바오는 첫째 푸바오 때와는 다르게 극심한 진통에도 심호흡을 하면서 차분하게 고통을 참아냈고, 새끼를 낳자마자 능숙하게 받아내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육아 스킬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강 사육사는 쌍둥바오의 근황에 대해 "사육사가 하나를 키우고 엄마가 하나를 키웠을 때는 아기에게 걸을 수 있는 능력이나 엄마가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다. 아기가 걸음마 시작한다는 건 엄마를 찾아가서 젖을 얻어먹을 수 있고, 스스로 배변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4개월 됐을 때 엄마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강 사육사는 이날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만난 순간부터 둘의 합방, 처음으로 판다 할아버지가 된 날, 쌍둥이 판다를 만나게 된 순간까지 바오 패밀리와의 추억이 빼곡하게 담긴 일기장을 공개했다. 4~5년 전부터 쓰기 시작해 무려 41권의 일기를 써 왔다는 강 사육사는 "판다들이 보기에는 순해 보이지만 예민하고 까다로운 동물이다. 그래서 잘 지켜보고 관찰하고 집중해야 상태를 알 수 있다. 작은 변화를 캐치해야 하기 ��문에 집중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진심을 다해 판다를 대하는 모습으로 감탄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푸바오의 독립 훈련기가 공개됐다. 어엿한 어른 판다가 되기 위해 엄마 아이바오와 사육사 할아버지와 거리를 두며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던 푸바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엄마, 할아버지와 독립하는 걸 낯설어했다. 그리고 나도 거리를 두고 봐야 하니까 힘들었다. 근데 그때 푸바오가 날 위로하는 듯한 행동을 해서 깜짝 놀랐다. 독립을 앞두고 '푸바오, 괜찮아. 할부지가 늘 함께할 거야'라고 하니까 푸바오가 내 어깨를 턱 잡았다. '할부지 나 잘해'라고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 반환 날짜가 정해졌느냐는 질문에 "아직 협의 중에 있고 정해지지는 않았다. 근데 아마 내년 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꽃피기 전에는 돌아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푸바오가 중국의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게 푸바오의 당연한 삶이다. 우리랑 정이 들었기 때문에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 사람의 입장이다. 푸바오의 판생을 생각하면 당연한 과정이고, 짝도 만나고 엄마도 돼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중국에서도 푸바오가 한국에 있는 게 행복할 거 같다고 하지만 푸바오 입장을 순수하게 생각하는 게 사육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유력한 신랑 후보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위안멍이 꼽히고 있다는 말에 "실제 후보가 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지 왕자'라는 별명이 좀 마음에 안들지만, 푸바오도 '꼬질 공주'라는 말이 있어서 크게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거 같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강 사육사가 생각하는 푸바오의 신랑감 조건도 공개됐다. 강 사육사는 "아빠 러바오 정도는 되어야 할 거 같다. 성격 좋고 잘생겼고 어디에 내놔도 정말 부족한 게 없는 멋진 친구다. 근데 러바오는 음식을 고르고 식성이 까다롭다. 그래서 잘 먹는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강 사육사는 중국으로 돌아가는 해외 판다들 소식을 들으면 어떠냐는 질문에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착잡하기도 하다. 머리로는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슴으로는 많이 아쉽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푸바오가 워낙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친구라 자존감도 높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거라고 확신한다"며 푸바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 함께한 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태어났던 날을 꼽았다. 이어 강 사육사와 푸바오가 함께한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강 사육사는 "마음이 싱숭생숭 이상하다. 모든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특히 우리 쌍둥이들이 자라고 있어서 자라는 모습을 보면 푸바오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푸바오가 3년 동안 내게 많은 추억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어떤 의미였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는 사실 태어난 순간부터 날 되게 행복하게 했다. 그런 만큼 나도 푸바오를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 그런 마음을 푸바오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가 받았던 사랑과 온화한 눈빛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추억 갖고 영원히 행복한 판생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푸바오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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