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 끊긴 ‘메이저리그 한·일 대결’…이정후·오타니가 되살렸다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 ‘전통의 라이벌’ 내년 총 13차례 대결 예고
2000년대 메이저리그는 한국과 일본 야구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등 아마추어 시절 미국으로 진출해 고생 끝에 빅리그로 올라선 투수들이 한국을 대표하던 시절이었다. 일본에는 노모 히데오, 이라부 히데키, 오카 도모카즈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에서 한·일전 열기가 뜨겁던 시기, 자국을 대표하는 투수들이 빅리그에서 상대로 나설 때마다 양국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들이 국내에 복귀하거나 은퇴한 2010년대 이후로 그 분위기는 확 식었다.
일본에서는 이후 세대들도 꾸준히 빅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반면, 한국에서도 포스팅을 통해 진출한 숫자는 늘었지만 류현진 외에는 딱히 성공을 거둔 선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메이저리그의 한·일 대결이 내년부터 다시 뜨거워질 준비를 한다. 오타니 쇼헤이가 세계 스포츠 계약 역사를 바꾸며 LA 다저스로 이적하고, 이정후는 한국인 포스팅 사상 최초이자 샌프란시스코 야수 역사상 최초로 1억달러의 문턱을 넘었다. 현시대 한·일 야구의 상징이 맞대결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공교롭게도,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전통의 최대 라이벌 구단이다.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2021년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지구 1위를 차지해 8년 연속 서부지구 1위를 지키던 다저스를 막아섰으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다저스가 역대급 명승부 끝에 3승2패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후 2년간 샌프란시스코가 주춤하면서 다저스의 강세가 더 돋보이고 있지만, 두 라이벌 구단이 가장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영입한 카드가 이정후와 오타니다.
양 팀은 내년 4월2~4일 LA 3연전을 시작으로 총 13차례 맞붙는다. 오타니가 타자로만 나서는 내년에는 타격 대결만 하지만 다시 투수로도 나설 2025년부터는 투타 대결까지 열린다.
현재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소속 팀을 정하지 못한 류현진과 김하성, 최지만(이상 샌디에이고), 배지환(피츠버그)이 있다. 사실상 류현진이 홀로 자존심을 지켜오던 시절은 끝났고, 올해를 기점으로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이 올라선 시점에 톱스타 이정후가 가세했다.
샌디에이고 역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다저스와 내년 공식 개막 2연전을 3월20~21일 서울에서 가져 김하성-오타니 타격 대결이 벌어진다.
다저스가 포스팅으로 FA 시장에 나온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에도 손을 뻗고 있어 새 시대의 한·일 선수들 대결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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