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의 ‘아빠찬스’…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2.72% 장내 매수
조양래 명예회장 2.72% 취득
국민연금 지지땐 지분 과반확보
15일 MBK 공개매수가 상향땐
조현범 추가매수 맞대응 가능성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를 사들였다. 주당 평균 매수가는 2만2056원으로, 총 570억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취득으로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의 합산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높아졌다.
조 명예회장의 등판으로 장남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 매수를 통해 달성하려던 ‘지분 50% 확보’는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보유한 1%대 주식을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고, 3%대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을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 지분으로 보는 경우, 조 회장 우호 지분과 중립 지분 합산치는 이미 50%를 넘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애초 공개매수 하려던 최소 지분(20.35%)을 확보할 경우 조 회장 측이 이번에 확보한 지분과 상관 없이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15일까지 공개매수가를 상향할 수 있다.
그러나 15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단가를 높일 경우 다시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MBK 측의 반격 여부가 주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자금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14일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조양래 명예회장이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2.72%(258만3718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조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회장 측의 지분은 조 회장 본인의 지분 42.03%를 포함해 총 45.61%가 됐다.
한편 이날을 기준으로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10일, 청약 마감까지 8일이 각각 남은 상황이지만, 조 회장은 오히려 경영권 방어 이후를 구상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경영권 방어 구상보다 사업 구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 회장은 “중장기 사업 계획 등 이때까지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서류들을 검토할 것”이라며 “미국·헝가리 공장 증설 투자도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직 취임 당시 강조한 그룹 혁신 계획을 놓고도 조 회장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앞으로 그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장직에 오르면서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이라는 프리미엄 없이는 승자 독식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신기술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자신감을 보인 것은 부친인 조 명예회장의 추가 지분 인수 덕분이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수 시기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밝힌 직후인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다. 주당 평균 단가는 2만2056원으로 조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을 위해 사재 약 569억8764만원을 털어넣었다. 보유 목적에 대해서는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지난 12일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경영권을 지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써 조양래·조현범 부자는 45.6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우호세력인 hy(옛 한국야쿠르트)를 포함하면 47% 안팎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 차녀 조희원씨(10.61%)와 손잡은 MBK파트너스 측 지분은 29.54%에 그친다. 최소 16.07%를 확보해야만 지분율에서 조 회장 측을 앞지를 수 있게 됐다.
약 3%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이 조현범 회장 측을 지지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 이상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5일 조 고문과 MBK 측의 공개매수가 시작됐을 당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MBK파트너스 측은 별도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애초 공개매수 최소수량이 1931만5214주(20.35%)였던 만큼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는데다, 아직 공개매수 기간이 남은 만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5일은 MBK파트너스 측이 사실상 공개매수 단가를 상향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기준이 되는 주주명부 폐쇄일이 오는 29일이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15일 전격적으로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경우 조현범 회장 측이 추가 매수에 나서가나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며 마지막 진검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명예회장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명예회장이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지는 알 수 없다. 상황을 지켜본 다음 결정하게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MBK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높인다면 조 명예회장이 이에 대응해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지난 12일 사재를 동원해 이번 경영권 분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조 명예회장은 일부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키워온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겠다. 차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의사결정은 내가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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