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대 남성 “나는 모태 솔로”
20~49세 남녀 70% ‘혼자’…“결혼 불필요 사회 돌입”
일본의 20대 미혼 남성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지금까지 한 번도 이성교제 경험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한편, 이성 관계에서 ‘기회비용’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학계에서는 일본 사회가 ‘결혼 곤란 사회’를 지나 ‘결혼 불필요 사회’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일본의 결혼정보업체 연구기관인 ‘리크루트브라이덜총연’이 최근 20~49세 미혼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연인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70.3%였다. 특히 이제까지 한 번도 교제 경험이 없었다는 이들의 비율은 34.1%로,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남성 중에서 교제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46%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30대 남성 중에서는 41.2%, 40대 남성 중에서는 22.9%가 연애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일본 남성들은 교제의 기회비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을 전제로 한 파트너만 사귄다’는 남성은 20대 34.6%, 30대 28.1%, 40대 22.4%였다. 연애에서도 시간과 돈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를 진행한 리크루트 측은 이성교제를 하지 않는 요인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성 간 만남의 기회가 감소한 점과 연애로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가치관, 공동체 내에서 풍파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결혼을 전제로 한 이들만 사귀려다 보니 경험 자체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혼 의향 자체도 남녀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지기에’(36.4%), ‘행동이나 삶의 방식이 제한되기 때문에’(35.8%), ‘장점을 느끼지 못하니까’(24.8%) 등이 꼽혔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뉴스네트워크(NNN)는 사회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사회가 이전에는 오랫동안 ‘결혼 불가결 사회’였으나, 그 뒤에는 결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결혼 곤란 사회’, 이제는 혼자서도 즐겁게 살 수 있는 ‘결혼 불필요 사회’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식의 ‘결혼 불필요 사회’는 파트너와 함께하려고 하되, 결혼이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서구의 생활양식과 다른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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