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최다득점→레이나가 끝냈다! 흥국생명 선두 탈환, '3연승 IBK'에 전승 행진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2023. 12.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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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왼쪽에서 2번째)이 14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김연경(오른쪽)이 강스파이크를 꽂아넣고 있다. /사진=KOVO
인천 흥국생명이 수원 현대건설에 내준 1위 자리를 단 이틀 만에 다시 되찾아왔다. 주전 세터 없이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흥국생명은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화성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2-25, 25-18, 25-23, 18-16)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13승 2패, 승점 35을 기록, 선두 수원 현대건설(11승 4패)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승점은 같지만 다승에서 앞서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3경기 만에 연승행진이 마감되며 8승 8패, 승점 23로 5위에 머물렀다.

양 팀 모두 부상으로 걱정이 많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경기 미들블로커 임혜림이 경기 도중 착지 과정에서 부키리치의 발을 밟고 넘어지며 발목 부상을 당했다. 경기를 앞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흥국생명에도 악재가 닥쳤다. 주전 세터 이원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이날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 추가로 양성 반응을 나타낸 선수가 없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일 정도였다.

지난 경기 부상을 당한 IBK기업은행 임혜림.
이날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원정(가운데). /사진=뉴스1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 미들블로커 이주아,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세터 박혜진, 미들 블로커 김수지를 선발로 내세웠다. 리베로는 도수빈.

반면 IBK기업은행은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과 미들블로커 김현정, 아포짓 스파이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미들블로커 최정민,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 리베로로는 신연경과 김수빈을 대기시켰다.

1세트부터 양 팀은 치열하게 격돌했다. 폰푼의 노련한 경기 운영 속에 IBK는 고른 득점 분포를 나타냈고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 쌍포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었다. 세터 이원정이 빠진 상태라 공격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19-19에서 김연경의 퀵오픈에 이어 박혜진의 블로킹도 적중하며 21-19로 앞서갔다. 김호철 IBK기업은행은 타임을 부르며 흐름을 끊어가려 했다.

박혜진의 오픈 공격까지 성공해 23-20으로 앞서가던 흥국생명은 폰푼의 오픈의 허를 찌르는 공격과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으로 추격했다. 김연경이 애매한 서브를 빈 곳으로 정확히 찔러넣어 세트포인트를 만든 후에도 황민경과 아베크롬비가 연이어 득점하며 승부는 결국 듀스로 향했다.

경기 도중 세터 박혜진(왼쪽)에게 아본단자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김연경(오른쪽)이 세터 박혜진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KOVO
박혜진이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최정민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다시 앞서간 흥국생명은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에 당황했다. 도수빈의 디그가 완벽하진 못했고 뒤로 한참을 날아간 공을 박혜진이 몸을 날려 광고판과 충돌하면서까지 살려냈다. 이후 IBK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이 아웃되며 흥국생명이 웃었다.

흥국생명엔 역시나 김연경이 있었고 옐레나와 함께 세터 박혜진이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며 1세트 수확에 힘을 보탰다. 반면 IBK는 범실 8개를 저지르며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2세트 IBK의 힘이 살아났다. 세트 초반부터 앞서간 IBK는 역시나 고른 득점으로 흥국생명의 수비 라인을 흔들어놨다. 흥국생명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8-14로 앞서 있던 IBK는 레이나에게 득점을 내줬고 아베크롬비의 연속 범실로 한 점 차로 쫓겼다.

18-17에서 아베크롬비가 퀵오픈을 마무리하며 실수를 만회했다. 이후 김현정과 아베크롬비가 공격을 성공시켜 21-18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IBK 아베크롬비가 강력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 /사진=KOVO
토스를 올리는 IBK 세터 폰푼(가운데). /사진=KOVO
3세트는 다시 완벽한 흥국생명의 흐름이었다. 김연경이 홀로 8득점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옐레나가 힘을 보탰다. 세터 초반부터 앞서가더니 큰 위기 한 번 없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4세트는 다시 기업은행의 분위기였다. 옐레나의 부진이 뼈아팠다. 4세트 중반까지 15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은 22.64%로 낮았고 아본단자 감독은 12-1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옐레나를 빼고 레이나를 아포짓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에도 완전히 분위기를 반전시키진 못했다. 16-22까지 벌어지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가는 듯 했지만 막판 기적 같은 역전극이 펼쳐지는 듯 했다. 이주아의 속공과 김미연, 김연경,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순식간에 점수 차를 좁혔다.

23-20 3점 차에서 김연경이 3연속 득점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아베크롬비의 공격을 막아내며 역전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김연경의 발이 라인을 넘은 것으로 확인돼 흐름이 넘어갔고 4세트는 결국 IBK의 차지가 됐다.

결국 풀세트 승부가 펼쳐졌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역시나 흥국생명의 믿을맨은 김연경이었다. 이날 이미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김연경은 5세트에도 고격에 불을 뿜었다. 김호철 IBK 감독이 타임을 불러 김연경 봉쇄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IBK엔 아베크롬비가 있었다. 5세트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터뜨렸다. 8-9로 끌력던 상황에서 백어택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어내더니 다시 한 번 백어택으로 역전까지 일궈냈다.

9-12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 한 점을 따라갔으나 아베크롬비가 백어택으로 응수하며 다시 점수 차는 3점. 이번엔 김연경이 시간차로 다시 한 점을 보탰다. 김연경이 직접 서버로 나선 뒤 펼쳐진 공격에선 긴 랠리 끝에 레이나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다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득점 후 기뻐하는 김연경(왼쪽). /사진=KOVO
다시 한 번 레이나가 힘을 냈다.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13-13 동점. 흥국생명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이어진 공격에선 IBK 폰푼의 블로킹 네트터치까지 나오는 행운을 얻었다. 끝까지 승부는 알 수 없었다. 14-14 듀스에 돌입했다.

IBK기업은행이 먼저 1점을 따냈다. 아베크롬비가 상대 블로킹 벽 넘어 가볍게 넘기며 득점에 성공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옐레나를 다시 투입하면서도 레이나가 아닌 김수지와 교체했다. 총공격을 선언한 셈. 결국 레이나가 다시 한 번 득점을 해내며 2번째 듀스에 돌입했다. 이번엔 레이나가 아본단자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앞서가는 득점을 따냈다. 황민경의 오픈에 다시 한 번 듀스, 그러나 레이나가 다시 한 번 힘을 내며 우위를 잡은 흥국생명. 레이나가 긴 랠리 끝에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최다인 36점(종전 30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성공률은 52.31%로 순도도 높았다. 옐레나는 16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22.81%로 저조했다. 5세트 맹활약한 레이나가 11점, 이주아가 10점 등으로 힘을 보태며 팀 승리를 도왔다.

IBK기업은행에선 아베크롬비가 36점으로 맹폭을 퍼부었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밀려 흥국생명에 올 시즌 3번째 패배를 당했다.

득점 후 주먹을 불끈 쥐는 김연경. /사진=KOVO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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