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땐 제일 빨랐는데…” 전보,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앵커]
한 때 가장 빠른 연락 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던 전보서비스가 공식 종료됩니다.
138년 전 등장해서 수 많은 사연을 담았던 전보의 역사를 신지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타자 치는 소리가 가득한 전신국.
직원들이 분주히 받아적는 글, 전봅니다.
["받는 분 성함이?"]
국내에서 전보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건 1885년.
전신기로 전보를 치면, 받는 사람 주거지와 가장 가까운 우체국에서 배달해줬습니다.
가정에 전화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는, 일반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연락 수단이었습니다.
한국 전쟁의 휴전 소식을 전달한 것도 전보였습니다.
[송해/KBS '대화의 희열' 중/2018년 : "휴전 전보를 내가 쳤지. 1953년 7월 27일 밤, 22시를 기하여 전 전선의 전투를 중단한다..."]
글자 수에 따라 요금이 매겨지다보니, 이른바 '전보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기쾌유', '부친상경', '조부위독급래'처럼 최대한 글자 수를 짧게 줄여야 했습니다.
[명연례/서울 종로구 : "전보는 생사가 오가는 일이야. 한 자에 50원씩 하니까 숫자를 줄여가지고 그렇게 전달을 했죠. 그때는 50원도 굉장히 커서..."]
이후 전화기와 스마트폰 시대를 거치며 전보 수요는 급감했습니다.
축하 메시지 용도로 명맥을 이어오다, 이젠, 서비스 자체가 생소해졌고, 내일(15일), 공식적으로 종료됩니다.
[장광덕/서울 영등포구 : "애절한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어요. (전화가 귀하던 시절)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기 때문에 옛것이 사라진다고 했을 때 그 쓸쓸함도 있는 것이죠."]
한 때 가장 빠른 소통 수단이었던 전보는 이제 138년의 추억을 남기고 역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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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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