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갈등→꿈의 무대→'데뷔골+1도움+이주의 팀'까지...황인범, UCL서 맨시티에 '맹활약'

김아인 기자 2023. 12. 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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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이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꿈의 무대에서 데뷔 후 드림팀을 상대로 데뷔골과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팀은 비록 패배했지만, 황인범은 맹활약을 펼쳤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슈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G조 6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2-3으로 패배했다. 즈베즈다는 1무 5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6강 진출은 일찍 무산된 즈베즈다였다. 지난 5차전에서 영 보이즈에 0-2로 패하면서 조 4위도 확정됐다. 3위에 위치한 영 보이즈와 최종전에서 같은 승점이 되더라도 골득실에서 밀렸다. 즈베즈다는 3위에게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권도 놓치게 됐다.


그럼에도 사력을 다할 의무가 있었다.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은 즈베즈다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지난 경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만큼,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상대는 막강했다.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는 이미 5경기 동안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를 확정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승을 노렸다. 경기를 앞두고 최종전에서도 당연히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즈베즈다는 5-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은디아예, 부카리가 포진했고 황인범, 미하일로비치, 캉가가 중원을 구축했다. 5백은 올라인카, 드라고비치, 스파이치, 지가, 네데이코비치가 호흡을 맞췄고 글레이저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봅이 원톱으로 나섰고 그릴리쉬, 누네스, 해밀턴이 뒤를 받쳤다. 코바시치, 필립스가 미드필더로 나섰고 4백은 고메스, 아칸지, 스톤스, 루이스가 짝을 이뤘다. 골문은 오르테가가 지켰다.


거함 맨시티가 먼저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전반 19분 누네스가 패스를 보냈고 해밀턴이 문전에서 오른발로 슈팅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즈베즈다는 고군분투했지만,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반전을 1-0으로 끝낸 맨시티는 후반 시작 후 그릴리쉬 대신 포든을 투입했다.


즈베즈다도 승부수를 뒀다. 캉가, 은디아예, 올라인카를 불러들이고 카타이, 루키치, 미아토비를 내보냈다. 그러나 맨시티가 격차를 벌렸다. 후반 17분 봅이 즈베즈다 수비진을 벗겨내면서 왼발로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즈베즈다는 후반 20분 스파이치 대신 로디치를 들여보냈다. 미야토비치와 부카리 등이 슈팅을 시도하면서 점점 맨시티의 골문을 노렸다.


황인범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후반 31분 좌측에서 부카리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고, 골문 구석으로 꽂히면서 만회에 성공했다. 황인범의 UCL 데뷔골이었다. 즈베즈다는 후반 33분 네데이코비치를 빼고 카비치를 투입시켰다. 맨시티도 누네스를 대신해서 베르나르두 실바를 내보냈다.


맨시티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추가했지만, 황인범은 계속해서 몰아쳤다. 후반 42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크로스를 시도했고 미야토비치가 잡아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골대에 맞고 벗어났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1분 황인범이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을 카타이가 헤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승부는 2-3. 그러나 추가 시간이 모두 흘러가면서 결국 2-3으로 맨시티에 승리를 내줘야 했다.


이날 즈베즈다가 터트린 2골은 모두 황인범의 발끝을 거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황인범에게 8.8점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승리한 맨시티 선수들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황인범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 기회 창출 5회, 큰 기회 1회, 패스 성공률 80%, 정확한 크로스 1회 성공, 롱패스 2회 성공, 태클 2회 성공, 지상 볼 경합 3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이주의 팀에 선정되는 쾌거도 달성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공식 채널을 통해 UCL 조별리그 6라운드 이주의 팀을 공개했다. 즈베즈다가 패배했음에도 황인범이 중원에 이름을 올렸다. 평점은 8.4점이었다.


황인범은 지난 9월 20일 맨시티 원정을 떠나며 처음 UCL 무대를 밟았다. 첫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즈베즈다는 맨시티를 상대로 황인범이 기점이 된 선제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황인범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동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입단 당시 UCL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인범은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들은 조언을 공개하며 "두 사람이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팀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고, 지치지 않고 개처럼 뛸 수 있다. 맨체스터에서 가져오는 승리를 축하하면서, 내 생일도 함께 축하하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맨시티와의 1차전은 황인범의 생일인 9월 20일에 열렸다.


조별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팀의 성적은 아쉬웠지만,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그는 꿈의 무대에서 동경해온 팀을 상대로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 후 황인범은 세르비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자랑스럽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공격했다. 맨시티 같은 팀에 골을 넣은 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미 팀 내 핵심 역할을 해내고 있는 황인범이다. 직전 믈라도스트 루카니와의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18라운드에서도 맹활약했다. 전반 8분에 나온 선제골은 황인범이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이뤄졌다. 이후 2-1로 앞서가던 중 후반 45분 강력한 오른발로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로 세르비아 무대 첫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황인범은 양 팀 통틀어 최다 키패스 5회를 시도하며 날카로움을 뽐냈다. 또한 태클 성공률 100%(2회 시도/2회 성공), 인터셉트 1회, 슈팅 1회 등 공수 양면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인범에게 양 팀 최고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소파 스코어' 역시 황인범에게 가장 높은 평점 8.4점을 줬다.


즈베즈다는 홈 경기 142연속 무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즈베즈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즈베즈다는 6년 5개월간 홈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이것은 지난 2017년 4월 30일부터 시작된 기록이다. 즈베즈다는 현재까지 홈에서 110승 12무를 달성했고, 339득점 54실점의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이 경기로 황인범은 리그 이 주의 팀에도 선정됐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는 공식 채널을 통해 18라운드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구성된 팀 가운데 황인범이 3선 우측 자리를 차지했다.


황인범은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팡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클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택했다.


이후 러시아의 명문 루빈 카잔으로 이적했다. 꾸준히 자리를 잡으며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듯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가 터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을 자유롭게 풀어주면서, 황인범은 새로운 클럽을 찾아 나섰다.


황인범은 우선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FC서울 단기 임대를 택했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지난 시즌을 앞두고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 합류했다. 입단 후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40경기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2022-23시즌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시즌을 마친 뒤 황인범은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올림피아코스는 당혹스러워 했다. 계약 기간을 두고 양측은 이견을 보였다. 그리스 언론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황인범이 팀을 위하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려 했다며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각종 매체에서 황인범이 팀을 배신하려 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구단 역시 이적료 1천 500만 유로(약 220억 원)를 낼 수 있는 팀이 없다면 황인범을 내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며 분쟁이 심화됐다. 올림피아코스는 출전 명단에서도 황인범을 제외하기 시작했다. 당시 올림피아코스는 구단주가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미드필더 구스타보 스카르파를 임대 영입한 바 있으며, 이에 일각에서는 황인범의 대체자로 데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황인범 역시 시즌 시작 후 올림피아코스를 떠났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즈베즈다가 황인범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유럽 각국 이적시장이 9월 1일 마감되는 상황에서 황인범이 이적할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해 한 시즌을 통으로 날릴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즈베즈다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황인범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황인범은 550만 유로(약 80억 원)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기도 했다.


즈베즈다는 자국 리그와 컵대회에서 우승을 쓸어담고 있는 동유럽의 명문 클럽이다. 현재 14승 1무 2패로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와 함께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리그에서 9번의 최다 우승을 거뒀고, 1990-91시즌 UCL에서도 우승한 적 있다. 최근 6시즌 동안 연속 우승에 빛나면서 유럽대항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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