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갈 사람 없자...키 175㎝에 120㎏ 넘어도 현역 간다

예상을 뛰어넘는 저출산 속도에 군과 학교 등 사회 곳곳에서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인구 학자들은 이미 한국 사회가 기존 사회 시스템을 유지 못할 정도의 인구 감소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은 “청년 인구가 줄며 국방과 교육 등의 분야에서 ‘늙고 작아지는 사회’에 거칠게 적응하는 현실이 나타난다”고 했다.

◇병역 자원 줄자 고도비만도 현역 입대
국방부는 14일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따른 현역 판정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13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4급 사회복무요원으로 분류되던 고도비만 또는 저체중 인원도 내년 초부터는 3급 현역으로 군 입대하는 게 골자다.
지금은 BMI가 ‘16 미만이거나 35 이상’이면 4급 보충역으로 판정하는데 국방부는 이를 ‘15 미만이거나 40 이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고도비만(BMI 35~39.9)인 사람은 전부 현역 판정 대상이 된다. 예컨대, 현행대로면 키가 175㎝일 경우 몸무게 107.2㎏이면 BMI 35로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같은 키일 경우 몸무게 122.5㎏가 돼야 BMI 40이 돼 4급 판정을 받는다. 이번 개정으로 연간 6000~7000명의 병력이 추가 입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가 신체검사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인구 감소로 병역 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입영 대상이 되는 만 20세 남성의 숫자는 2022년 27만3196명에서 2032년 24만8807명, 2038년 18만5882명까지 줄어든다. 2072년엔 그 숫자가 11만2203명까지 축소된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칼럼에서 “한국이 유능한 야전군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합계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남침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군 병력이 줄면서 훈련소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육군은 지난 5일 1·9·25사단 등 3개 사단 신병 교육대가 내년부터 사라진다고 밝혔다.
◇공부할 사람도, 일할 사람도 급감
줄어드는 건 병력만이 아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아우르는 학령인구(6~21세)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지난해 750만명 수준에서 2030년 597만명으로 600만명 선이 깨진다. 2072년에는 278만명으로 작년의 3분의 1로 급감한다.
초등학생(6~11세)만 놓고 보면 작년 270만명이던 학생 수는 2028년 186만6000명으로 200만명 아래로 떨어진다. 대학 진학 대상인 18세 인구는 2040년 26만명으로 지난해(48만명)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온다. 올해 교육부 통계를 보면, 전체 초·중·고교 1만1819개 중 재학생이 100명 이하인 ‘미니 학교’는 23.1%, 60명 이하인 ‘초미니 학교’는 17.5%를 차지한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전국적인 ‘줄폐교’ 현상이 예견된다는 뜻이다.
일할 사람은 줄고, 노인만 자꾸 늘어나니 한국 청년들 부담이 갈수록 쌓이는 것도 문제다. 한국 고령 인구 비율은 2025년 20%,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서고, 2072년엔 47.7%에 이른다. 기대수명도 빠르게 늘어나 2072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91.1세를 기록, 일본(90.9세)을 앞선 세계 1위 장수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일할 나이인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율은 거꾸로 2022년 71.1%(3674만명)에서 2072년 45.8%(1658만명)로 줄면서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년 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2022년 24.4명에서 2036년 50명을 넘고, 2072년엔 104.2명 수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우리 코앞에 닥친 인구 문제는 지금껏 기념사진만 찍고 헤어지는 인구 대책 회의, 말로만 인구가 중요하다는 정치인들 때문에 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제대로 된 인구 컨트롤 타워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바꾸지 않으면 우리 인구 구조가 더 악화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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