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뛰어든 ‘무한확장 메모리’ 덕에…하이닉스, 시총 100조 찍었다
HBM·온디바이스 AI 이어 새 테마 주목
개발 미리 뛰어든 SK하이닉스 주가 4%↑
LG엔솔 제치며 시총 2위 자리에 올라
특히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CXL 테마는 올해 5월부터 AI반도체로 시작된 고대역폭(HBM)열풍에서 지난달 온디바이스AI를 거쳐 반도체주 랠리를 이끌 수 있는 또다른 테마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19% 오른 13만67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시총 2위 자리에 올랐다. 오전 중에는 5%대 상승세를 보이며 시총이 100조원을 넘어가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FOMC 이후 파월 의장이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하자 안도 랠리가 펼쳐지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55% 상승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KRX반도체지수는 1.23% 상승했다. HPSP가 11.1% 오르고 기판업체 피에스케이홀딩스는 7.1% 상승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해외 훈풍에다 13일부터 급부상한 CXL 테마에 힘입어 장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CXL 테마는 삼성전자가 4개의 상표 출원을 한 것으로 13일 알려지면서 관련 수혜주를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업계 최초로 CXL 기반 메모리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기존 반도체 대형주와 밸류체인 전반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나 새로운 종목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퀄리타스반도체, 코리아써키트, 네오셈, 오로스테크놀로지 등이 10% 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CXL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월 인텔 ‘이노베이션 2023’ 행사에서 CXL 2.0 메모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반도체와 서버 업체들은 2019년부터 CXL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시장 상용화에 나서고 있으며 인텔은 내년 CXL 2.0을 지원하는 첫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CXL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다른 전자부품과 연결하는 통신 방식인 인터페이스에서 서버 증설을 최소화하면서 처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XL의 장점은 단일 프로세서에서 할당된 메모리만 쓸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서로의 메모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XL은 접근성을 확장시키고 데이터 이동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며 효과적인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면서 “기존의 한정되어 있던 메모리 규격에서 벗어나 종류나 용량(최대 5~10배)과 성능에 관계 없이 어떤 메모리도 탑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CXL 수혜주라고 분류한 퀄리타스반도체는 13일부터 2거래일 동안 22.3% 상승했으며 코리아써키트는 24.1% 상승했다.
테마주 장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시가총액이 작은 소형주가 더욱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시총 1000억원 규모인 오킨스전자는 14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네오셈은 14.84% 상승했다.
다만 엔비디아 AI반도체 수주 효과로 HBM의 테마가 반도체 소부장 주가를 크게 올린 지 반년 만에 새로운 메모리기술 테마들이 계속 나오는 것에 대해선 다소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HBM 수주가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주가는 미리 미래 실적을 선반영해 급등했는데 지난달부터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반도체 테마가 나오며 퀄리타스반도체, 칩스앤미디어 등의 기업들이 크게 뛰었다. 온디바이스AI 역시 아직 삼성전자나 애플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도 하기 전이지만 수혜기업 주가가 그 효과를 선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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