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보다 더 빠른 고령화…‘역성장 시계’ 빨라져
갈수록 나빠지는 인구 전망에
10년 뒤에는 0%대 성장률 우려
연금 소진 시점 등 수정 불가피
2038년, 20세 남성 ‘18만여명’
국방 등 국가 기능 공백 눈앞에
국내 출생률 전망치가 추계를 거듭할수록 악화하면서 주요 경제지표의 장기 전망치 역시 지금보다 나빠질 우려가 커졌다. 생산과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30년 안에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병력 수가 급감하면서 국방력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빈집 문제 등 부동산 시장 지각변동도 예상보다 빨리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은 14일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합계출산율 최저점(0.65명)을 2년 전 추계치에 비해 0.05명 더 낮추고 출산율 반등 시점(2025년)도 종전보다 1년 더 늦췄다. 합계출산율 1.0명 도달 시점도 10년가량 밀렸다. 206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종전 43.8%에서 44.2%로 증가하는 등 인구는 줄지만 고령 인구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추계됐다.
이미 최악이라고 여겨졌던 인구추계치가 더 나빠지면서 여러 기관이 내놓은 한국 경제의 각종 전망 역시 추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소비 자체가 줄고 이에 따라 생산 규모도 쪼그라들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경제전망보고서에서 68% 확률로 2050년대에 국내 추세성장률(중장기 성장률 추세선)이 마이너스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년 전 추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로, 이날 통계청 발표치에 따라 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산정하면 국내 경제가 역성장에 들어설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물론 역성장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1년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2041~2050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0.7%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역시 악화된 수치를 적용하면 당장 2030년대부터 0%대 성장률 시대가 닥칠 수 있다.
국민연금 고갈도 당초 예상보다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지난 1월 공개한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연금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각각 그 시점이 더 빨라질 공산이 크다. 기금 고갈 시점은 2019년 추계 당시에는 2057년이었다가 2021년 바뀐 인구추계 등을 반영해 2년 더 앞당겨진 바 있다.
인구가 더 빨리 줄면 경제 문제 외에 국방과 같은 국가 필수 기능에도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날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입영통지서를 처음 받는 20세 남성 인구수는 지난해 27만3000명에서 2038년 18만6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7월 한국국방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38년 말 기준 한국군 병력 정원 전망치는 39만6000명 수준이었는데, 현재 국군 병력이 48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5년 내 병력이 30만명대 초반까지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가구 수가 줄어드는 시점이 빨라지면 지방의 경우 2030년대 중반에도 ‘빈집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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