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눈물에도…무게추는 ‘병립형 회귀’
당, 내주까지 의견 수렴키로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의원총회에서 선거제 개편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국민의힘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고 의석수도 포기할 수 없다는 현실론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이 맞섰다.
이탄희 의원은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재차 언급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위성정당 금지를 눈물로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다음주까지 의견 수렴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며 “자유발언에서 병립형 회귀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7~8명이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이런 회의를 너무 많이 해서 단순히 숫자로 어디가 많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존에 병립형, 연동형을 이미 많이 얘기하신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총선 불출마를 내걸고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반대를 촉구했던 기자회견 내용을 이날 의총에서 다시 밝혔다. 한 의원은 기자에게 “(이 의원이 발언을 하면서) 울컥했다”고 전했다.
고민정 최고위원, 김민석 의원도 병립형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대로 병립형 회귀를 택한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적었다.
전해철 의원은 SNS에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위한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당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위성정당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논의를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양당의 합의와 국민과의 약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썼다.
반면에 우상호 의원은 의총에서 권역별 병립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 의원은 위성정당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 협상을 해야 하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이를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이 때문에 병립형으로 돌아가 위성정당을 막되, 권역별을 적용해 지역균형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임 원내대변인은 “다음주에 의총을 통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음주 중으로 어느 정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선거제는 선악이 아니다. 협상의 영역”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병립형을 원한다면 그대로) 그냥 빨리 결단하고, 사과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시간 끌지 말고 어느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을 밝히고 국민 동의를 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순봉·신주영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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