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체를 하나의 학교처럼... 용인글로컬공유학교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12. 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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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교육지원청 ‘2024년 글로컬공유학교’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용인미디어센터 AI 웹툰교실·수지환경교육센터 게임 등 제작
경희대, 초교생 알고리즘 수업·자율주행 자동차 코딩 실습 인기
용인글로컬공유학교 제공

 

도농복합도시 강점 극대화, 용인글로컬공유학교

용인특례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용인은 도농복합지역으로 도심의 높은 빌딩 숲이 펼쳐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마치 한적한 시골마을에 온 듯 정겨운 풍경을 자랑하는 공간이 공존한다. 그만큼 교육에 있어 지역에 따라 차별받지 않도록 지역별 균형을 맞추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건 어려운 일임과 동시에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로 꼽힌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지역적 특색은 살리되, 지역이 안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용인 전체를 하나의 학교처럼 연결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른바 ‘공유학교’. 학교라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학교와 학교가, 학교와 지역이, 학교와 기업이 연결되면서 서로의 강점은 받아들이고, 약점은 보완해 나가는 체계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를 ‘용인 글로컬(Global+Local) 공유학교’로 정하고 용인지역 전체를 연결해 미래 사회를 주도해갈 세계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용인글로컬공유학교 제공

■ 명확한 콘셉트 속 학생 맞춤 공유학교 ‘용인글로컬공유학교’

용인글로컬공유학교는 지역사회 협력을 기반으로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지역의 시설과 전문가 등을 공유하면서 용인만의 특색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의미한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까지 교육공동체로 불리는 세주체의 수요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요구와 특성에 맞춘 교육을 해내는 방식이다. 글로벌 인재를 기를 수 있는 학교 밖 교육활동과 이에 대한 시스템, 즉 플랫폼이 용인글로컬공유학교인 셈이다.

도농복합지역인 용인은 다양한 교육의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반도체나 정보기술(IT)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교육부터 문화·예술, 스포츠, 생태·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교육이 가능한 곳이 바로 용인이다. 이에 용인교육지원청은 구별로 캠퍼스를 나누고 운영 주체를 정해 플랫폼을 마련했다.

우선 처인캠퍼스는 용인교육지원청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이룸학교 지역 캠퍼스가 관련 역할을 담당한다. 기흥캠퍼스는 용인시가 위탁 운영하면서 용인미디어센터가 관련 역할을 하게 되며, 수지캠퍼스 역시 용인시 수지 환경교육센터가 이끌게 된다.

이러한 구축점을 중심으로 학생별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용인교육지원청은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을 십분 활용했다.

우선 용인 반도체·IT 공유학교를 위해서는 명지대 및 용인시산업진흥원과의 연계를 통해 반도체 산업 및 IT 분야에 대한 혁신 교육을 선도한다.

용인 소프트웨어 AI 공유학교의 경우 경희대학교, 코딩&플레이와 연계해 4차산업혁명 시대 필수적인 덕목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 대한 관련 교육을 주도한다. 용인 문화·예술 공유학교를 위해서는 용인미디어센터와 함께 용인 내 문화·예술 자원인 용인 문화원, 백남준아트센터와의 연계 교육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용인 스포츠 공유학교를 위해서는 체육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용인대와의 연계 교육을 마련했으며, 경기학생스포츠센터와도 유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용인 생태·환경 공유학교 운영에는 수지환경교육센터와 용인산림교육센터가 참여해 학생들에게 우리의 터전을 지키는 환경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마련했다.

용인글로컬공유학교 제공

■ 3주간의 파일럿 프로그램... 더 큰 발판 마련한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번 용인글로컬공유학교의 본격적 도입에 앞서 3주에 걸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과 동시에 학생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수요조사와 개선사항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은 지난 2일부터 시작돼 16일까지 3주동안 매주 토요일 운영되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이룸학교 지역캠퍼스에서 초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코딩드론 교육을 시작으로 용인미디어센터에서 초5~중3 20명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 웹툰교실, 수지환경교육센터에서 초4~중3 2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엔트리를 활용한 게임 및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그램이 있다. 코딩드론교육의 경우 드론비행 안전교육 및 드론비행원리 이해를 시작으로 실제 기본적인 조정법부터 마지막 팀별 미니 드론쇼까지 이론과 현장 모두를 아우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인공지능 웹툰교실은 웹툰과 인공지능 웹툰에 대한 이론 수업부터 자신의 일상을 웹툰으로 표현해보거나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해 인생 4컷 웹툰을 만들어보는 등 소프트웨어 교육과 동시에 학생들의 표현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엔트리를 활용한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 역시 엔트리와 게임의 세계를 알아보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각종 교육 등을 중심으로 팀별로 게임을 만들어보는 과정까지 운영된다.

경희대에서는 초교생 40명을 대상으로 ‘쉽게 배우는 인공지능! 쉽게 배우는 코딩!’ 교육과 로봇으로 배우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수업도 진행 중이다. 두 수업에서는 이성원 경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인공지능이나 코딩에 대해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로봇을 활용한 수업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코딩 실습까지 보다 심화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은 특히 융합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신청이 폭발적인 성과를 낳았고, 전체 프로그램에 120여명의 초•중학생이 참여하게 됐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이 마무리되면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담당 장학사와 학부모 퍼실리테이터의 현장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해 결과를 도출해낼 계획이다.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은 채우고, 학생들이 원하는 바는 더욱 발굴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다양한 공유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용인 안에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발전해 갈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각오다. 지역 내 교육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고, 디지털 활용능력부터 최근 필수적인 능력 중 하나로 꼽히는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 문화적 소양까지 함께 기르는 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워둔 상태다.

무엇보다 이번 용인교육지원청의 글로컬공유학교는 지자체부터 기업, 대학까지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온 마을이 힘을 모아 지역 전체를 하나의 학교로 만들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러한 지역 협력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개성은 살리고, 재능은 더할 수 있는 맞춤 교육을 실현하면서 미래 역량을 키울 AI·소프트웨어 공유학교를 운영한다는 구상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희정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분야를 용인글로컬공유학교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해 개별 학생 맞춤교육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우리 미래교육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2024년에는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 용인의 학생들이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용인특례시, 대학, 산업체와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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